턱걸이 본선직행 이재명, 대장동·원팀 구성 난제 '수두룩'
50.29% 득표로 與 후보 선출…이낙연 막판 추격무효표 정통성 시비 불가피…원팀 구축 '먹구름'대장동 의혹 부담…지사직 조기 사퇴카드 만지작형수 욕설·여배우 스캔들·음주운전…도덕성 관문영남 '보수 아성'에 '정권 교체론' 강세 부담거리文정부 차별화는…"우클릭 아닌 청출어람 전략"
정권교체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여당 후보로서 정권 재창출이란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더욱이 대장동 의혹 총공세를 폈던 이낙연 전 대표에게 경선 막판 일격을 맞아 '진땀승'을 거두면서 원팀 구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동산 정책 실패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도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낙연 막판 추격에 50.29% 진땀승…정통성 시비 우선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본선 모드로 진용을 정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막판 이낙연 전 대표의 맹추격을 받은 것이 향후 원팀 구성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종 경선 결과 이 지사는 누적 투표율 50.29%(71만9905표)로 과반을 아슬아슬하게 넘으며 결선투표 없는 1차 승리를 확정지었다. 2위 이 전 대표는 39.14%(56만392표)에 그쳤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이 전 대표가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3차 슈퍼위크 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선 이 전 대표가 15만5220표(62.37%)로 7만441표를 얻은 이 지사(28.30%)를 더블스코어 넘게 이긴 것이다. 서울 경선에서도 이 지사가 51.45%(4만5737표)로 이 전 대표 36.50%(3만2445표)에 앞섰지만 이전 경선보다 따라잡힌 모습을 보였다. 대장동 의혹으로 민주당 내부에 불안감이 퍼진 데다가, '이재명 비토' 성향이 강한 친문 지지층이 막판 결집하면서 이 지사의 대세론이 흔들렸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더욱이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2만3731표)와 김두관 의원(4411표)의 무효표까지 계산할 경우 이 지사의 득표율이 과반 아래로 내려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무효표는 모수 계산에서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공교롭게도 절묘한 숫자가 나오며 '경선 불복' 시비거리를 제공하게 된 형국이다. 당장 반(反)이재명 친문 일각에선 이의제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이 쇄도했지만 침묵을 지켰다. 이 지사도 수락 연설을 하는 내내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보로서의 정통성을 흔드는 시도를 저지하면서도 원팀을 구축해야 하는 한층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안게 된 답답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동 의혹 부담…지사직 조기 사퇴카드 만지작 성남시장 시절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도 당면한 고비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을 고리로 '국민의힘 게이트' 프레임을 제기하며 야권의 공세를 받아넘겨왔지만 검찰 수사 진전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반전될 소지가 있다. 더욱이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지사직을 유지한 채 이달말 예정된 경기도 대상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겠다던 입장도 선회하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 대선후보로 독주할 절호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조기 사퇴의 명분이나, 야권이 벼르는 '대장동 국감'의 판에 자청해 오를 필요가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하는 모양새다. ◆형수 욕설·여배우 스캔들·음주운전…도덕성 관문 '도덕성' 문제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우선 셋째 형인 고(故) 이재선씨 부인에게 욕설을 퍼부은 통화 내용, 이른바 '형수 욕설'은 꾸준히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아온 대표적 족쇄다. 야권도 '형수 욕설'을 대선 국면에서 활용할 뜻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이미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후보자 검증' 명목으로 홈페이지에 이 파일을 게시한 바 있다. 전날 수원에서 열린 당 경기지역 순회 경선장에 한 보수단체가 트럭을 몰고와 욕설 동영상을 틀어 아수라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배우 스캔들도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를 겨냥한 야권의 단골 공격 포인트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아주대 병원에서 신체 검증까지 받으며 배우 김부선씨와의 불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야인 시절인 지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은 문제도 있다. 17년 전의 일로 수차례 사과를 거듭해왔지만 음주운전에 대해 엄격해진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부담거리다. ◆영남 '보수 아성'에 '정권 교체론' 강세도 부담 지역구도 극복도 관건이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호남 대전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호남의 선택을 받은' 영남후보로 자리매김했지만 영남권 판세는 여의치 않다. 민주당이 거의 전국을 석권한 지난 총선에서도 대구·경북(TK)은 국민의힘에 25석을 몰아주며 보수 아성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과시했다. 부·울·경(PK)에서도 민주당이 6석으로 쪼그라드는 동안 보수 야당은 28석으로 약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연고인 충청권 민심을 끌어올 대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난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현 정부에 대한 피로감, '교체 심리'를 극복할 묘수가 요구된다. 지난 5~7일 실시해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권 교체' 여론은 52%로 재보선 이후 최고치에 육박한 반면 '정권 연장' 여론은 35%에 그쳤다. 경선 승리를 위해 여권 지지층에 소구해왔지만 결국 중도 확장력을 위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라는 과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文정부 차별화 과제…"우클릭 아닌 청출어람 전략"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최근에는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 폭리 원인에 대해 "정부의 정책 잘못으로 땅값이 올라서 그런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지목했고, 코로나19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기대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재정당국과 날을 세우는 등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이날 후보로 확정된 후 감사 연설에선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저 이재명, 내년 3월 9일, 반드시 승리하고고 두 달 후 대통령 취임식장에 문재인 대통령님과 굳게 손잡고 함께 설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님께, '당신의 유산인 네 번째 민주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자랑스럽게 보고 드리겠다"고 했다. 재원 문제를 지적받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기본 시리즈' 공약을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잘한 부분은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하는 청출어람의 전략이 기본"이라며 "우클릭을 한다고 중도층을 끌어올 수 없다. 이 지사가 실제 실적과 성과를 낸 것을 어필하며 누가 '이익을 줄 후보'인지를 설득해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