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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대통령 반려견' 풍산개 누구나

등록 2021-11-25 06:00:00   최종수정 2021-11-28 21: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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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석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습니다.','가장 귀엽고 활발할 때입니다.'라며 '이번에도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있다면 두 마리씩 분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SNS캡처) 2021.08.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풍산개 가족'과 함께하는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원래 기르던 '마루'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곰이',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 등 총 9마리 대가족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7월에는 강아지들의 탄생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으면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아름'과 '가을'은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습지센터'로 갔다. '강산'과 '겨울'은 경기 오산시 반려동물테마파크에 새집을 꾸렸다. '봄'과 '여름'은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터전을 잡았다.

이들은 그곳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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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SNS를 통해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가 낳은 새끼들을 공개 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7.03. [email protected]


필자는 풍산개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0년 10월 국내 최초 풍산개 연구서인 '풍산개'를 펴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같은 해 6월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자주'와 '단결'이라는 풍산개(국내에서 '우리' '두리'로 개명)를 선물로 받아오며 관심이 고조했지만, 풍산개를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처음이었다.
 
필자는 그간 '풍산개' 외에도 '애견백과' '진돗개' '개를 무서워한 수의사' 등 반려견 관련 서적을 다수 발간했지만, 그토록 집필하기 힘들었던 책은 없었다. 풍산개가 '북한 개'인 탓이었다.

물론 김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풍산개를 들여오기 전에도 국내에서 풍산개를 키우는 사람은 있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밀수출됐던 개들의 후손이 들어온 것들이었다.

이들을 반려견으로 키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책을 쓰는 사람으로서는 혈통을 100% 신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수소문 끝에 일본 도쿄에서 한 일본인이 북한산 순종 풍산개를 키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999년 현지로 건너가 그 개들을 관찰해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듬해 김 대통령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져 풍산개가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조금 늦더라도 정말 편하게 책을 썼을 텐데…"라는 생각도 이따금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단 50년이 막 지난 당시여서 수의사로서 꼭 해야 하는 작업이라 생각해 적잖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벌인 그 작업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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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한방체험센터에서 살게 될 청와대 풍산개 '아름'과 '가을'. (사진=순천시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풍산개는 이름 그대로 지금은 북한에서 량강도 김형권군인 함경남도 풍산군이 원산지다.

 '호랑이 잡는 개'로 통할 만큼 용맹하고 똑똑하다. 몸집은 키 53~55㎝, 몸무게 23~28㎏으로 중형견인 진돗개(43~58㎝, 15~23㎏)보다 다소 크다. 대형견인 일본아키타견(키 61~67㎝, 몸무게 40~48㎏)보다 작은 중대형견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개마고원이 고향이니 강력한 지구력과 체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충성심은 진돗개에 못지않으면서도 성격은 진돗개보다 명랑하고 느긋하다. 사냥감에는 맹렬하고, 공격적이지만, 사람에게는 온순하다. 사람을 함부로 물지 않는다. 대소변을 잘 가리는 등 훈련에 따른 교육 효과도 우수하다. 반려견으로서 부족할 것이 없다. 흰색, 누런색, 검은색, 브린들, 블랙탄 등 여러 가지 모색이 있는 진돗개와 달리 흰색, 그러니까 '백구'만 존재한다.

덩치가 좀 있으니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키우는 것은 적당하지는 않지만,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라면 키울 만하다.

풍산개는 김 대통령, 문 대통령 등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마치 '대통령의 개'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적잖은 반려인이 있고, 전문 브리더도 활동할 정도니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키울 수 있다.

반려견으로 좋은 해외 품종도 많지만, 우리 토종견으로 진돗개 말고도 풍산개라는 훌륭한 품종이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많이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고성, 오산, 순천 등을 찾아 아름,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나 풍산개에 관한 이해를 넓히는 것도 좋을 듯하다.

윤신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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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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