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이재명·윤석열 접전…정권심판론·인물경쟁력 변수
다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박빙…정권심판론·인물경쟁력 변수李, 文정부 차별화와 자성·변화 모색…尹, 자질론에도 심판론 강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 양강 구도 속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이 총결집해 뚜렷한 보혁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두 후보는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대선 지형은 여당에 불리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5년에 실망한 국민들 사이에서 정권 재창출보다는 정권 심판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승부의 관건은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성공할지,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실정을 부각시켜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100일을 앞두고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11월 넷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후보는 35%, 이 후보는 32%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더300 의뢰로 지난 22일~23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 후보(38.4%)와 이 후보(37.1%)는 오차범위 내에서 맞붙는 중이다. 다른 다수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줄었다는 결과가 줄을 이었다. 불과 1~2주 전만 해도 윤 후보가 10%포인트 넘게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적지 않았지만 점차 대선이 박빙으로 가는 모양새다.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약화하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당초 이 후보는 야당보다 한 달이나 먼저 후보로 선출돼 놓고도 제대로 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해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민주당이 원팀을 표방하며 구축한 '매머드 선대위'가 비효율성을 노출하며 초반 여러 잡음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 후보에게 쇄신 전권을 넘겨주며 조직 정비에 나서는 등 빠르게 분위기 수습에 성공한 반면 국민의힘은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난맥상이 고스란히 노출되며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내 김한길·김병준 기용을 둘러싸고 빚어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는 사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고 대선 판세는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시계제로'에 빠져든 형국이다. 판세가 박빙으로 흘러가는 양강 구도 속에서도 정권 심판론은 여전히 다수 여론조사에서 우세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25일 NBS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국정안정론 응답이 39%,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정권심판론 응답이 48%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보다 진보층은 줄고 보수층은 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국이 뜨거웠던 2017년 1월과 비교해 진보층(37%)은 15%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보수층(27%)은 3%포인트 늘었다. 이 후보로서는 여권 지지층인 진보층의 이탈이 가속화된 데다 정권 교체론까지 과반 수준까지 도달하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 후보는 대선 시계가 빨라질수록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중도층과 탈진보층, 청년층 포섭이 필수적이다. 이 후보가 최근 '민주당의 이재명' 대신 연일 '이재명의 민주당'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차별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선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 계승' '민주정부 3기'를 강조해 온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어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계속해서 사과하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등 당정청이 이미 합의한 정부 정책과 다른 의견을 내놓았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렇다고 마냥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는 게 이 후보의 고민이다. 정권 말기에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긴했지만 여전히 30~40%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문 대통령과 등을 돌려서는 정권을 잡을 수 없어서다. 반대로 '반(反)문' 기치를 내건 윤 후보는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처가 비위 의혹, 잦은 말실수 등에도 정권 심판론의 수혜를 보고 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권에서 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친문 핵심'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를 계기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추윤 갈등'은 그를 현 정권의 피해자격 인물로 부상시켰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각각의 지지세가 공고한 상황에서 대선은 결국 중도층 싸움인 만큼 정권 심판론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는 것으로만 본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그를 제1야당 대선 후보로 떠오르게 했지만 보수와 중도 표심까지 아우를 인물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수차례 준비 부족을 노출하고 실언 파동을 일으키는 등 '정치 초년생'으로서 한계를 내보인 바 있다. 따라서 일단 선대위 문제를 정리한 후에는 실언 리스크 등 불안정한 모습을 정리하고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어야 외연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책 역량을 보강함으로써 이 후보의 기본시리즈처럼 자신만의 '시그니처 공약'을 발굴하고 같은 당 홍준표 전 후보에게 호감을 보였던 청년층을 디테일하게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