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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아트스펙트럼 부활...가상세계 핫한 작가 이안쳉 亞 첫 개인전

등록 2022-02-26 06:01:00   최종수정 2022-03-07 09: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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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올해 첫 기획전, 3월2일 동시 개막

'아트스펙트럼2022' 8인 참여...설치 영상등 17점 전시

AI-게임 엔진 사용 이안쳉 '세계건설' 영상 5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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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트스펙트럼2022 전시전경.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이태원 리움미술관이 깨어나자 동시대 현대미술도 깨어난 모습이다. 단색화와 팝아트 구상화로 제자리걸음을 하던 국내 미술계에 마치 봄이 온 듯한 분위기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전시는 알록달록 거대한 회화와 설치, 영상 퍼포먼스, AI, 게임엔진까지 장착한 '새로운 미술'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졌다. 한번에 알 수 없는, 뭔지 모르겠지만 느낌있는 작품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젊은 작가들의 최고 무대인 리움미술관의 '아트스펙트럼' 기획전이 되살아났고, 가상 생태계 작업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아온 이안쳉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열린다. 4년간 휴관하다 지난해 10월 재개관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리움의 2022년 첫 전시여서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오는 3월2일 개막하는 두 전시는 리움미술관아동문화교육센터의 그라운드갤러리와 블랙박스에서 열린다.

◆아트스펙트럼 2022, 국내 젊은 작가 8인 참여
 '아트스펙트럼'전은 국내외 젊은 작가들을 통해 다가올 미래의 예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여서 미술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전시에는 국내 젊은 작가 8인이 참여해 다채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리움큐레이터 4인과 외부 큐레이터 및 평론가 4인이 추천을 통해 참여적 설치,영상,회화,관객 참여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선정했다.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17점을 공개한다.

▲작품과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고 새롭게 보도록 유도하는 김동희, ▲예술을 소유하고 거래하는 과정에 관객을 초대해 예술제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김정모, ▲개인의 삶과 역사적 사건이 중첩되는 과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노혜리, ▲80년대를 연극적인 공간으로 구성해 관객이 퍼포먼스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박성준, ▲잊혀져가는 기술,전통, 성별에 대한 편견을극복하려는 노력을 곡예에 비유한 소목 장세미, ▲현재진행형인 아픈 과거를성별,국적을 떠나 함께 공감하는 예술가의 목소리를 담은 안유리, ▲공간과 구성을 통해 회화 매체를 실험하며 새로운 시선을 경험하게 하는 전현선, ▲사회적 현상 속의 모순을 끄집어내어 시적인 영상으로 표현하는 차재민의 작품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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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트스펙트럼2022, 박성준, 가화만사성, 2022.


전시를 기획한 리움미술관 구경화 수석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세계들은 창작자와 수용자의 경계를 허물고,인간 본연의 창의성을 발휘해 누구나 창작가-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미술의 다양성을 포용해온 '아트스펙트럼'전은 올해 7회째로 그동안  참여 작가들은 베니스비엔날레에 진출하는 등 한국미술의 미래를 짊어진 작가들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그동안 '아트스펙트럼'전에는 이형구(2007년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문경원(2015년베이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김성환(2013년테이트모던더탱크 커미션), 김아영(2015년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초청작가), 이완(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등 5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작가상은 이완(2014년), 박경근(2016년)이 수상했다.

 올해는 전시기간중인 오는 5월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상금 3000만원)을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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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안쳉 사절 스스로를 일몰시키다. 사진=리움미술관



◆이안쳉, 아시아 첫 개인전...세계건설(Ian Cheng: Worlding)
인공지능(AI)과 게임 엔진을 사용해 가상 생태계를 만드는 선구적인 작업으로 알려진 이안쳉(38)은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간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인지과학 및 미술 전공 학사 졸업(2006),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비주얼아트 과정 석사 졸업(2009)했다. MoMAPS1(뉴욕), Serpentine Galleries(런던)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본전시(2019년), 리버풀 비엔날레(2016년)등에 참가했다.

블랙박스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이안쳉만의 논리와 방법론을 사용해 구축한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총망라하는 최초의 전시이자 아시아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리움이 제작 지원한 작가의 최신작을 포함한 작품 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5점은 인간의 의식에 대한작가의 철학적 탐구와 SF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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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안쳉, 사절 신들의 품안에 거하다, 2015.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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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안쳉, 사절 완벽을 향해 분기하다, 2015~2016.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게임같은 '사절(Emissaries)' 3부작(2015~2017)은 국제 미술계에 작가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으로, 가상의 생태계 속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등장인물과 자연환경이 서로 교류하고 반응하면서 늘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형식의 작품이다.

작가는 '사절' 3부작을 “영원히 플레이 되는 비디오 게임”에 비유한다. 스토리를 전개하는 등장인물인 사절이 임무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면 마치 게임에서 새로운 판이 시작되는 것처럼 작품은 다시 시작된다.

영상 'BOB(Bag of Beliefs)'(2018~2019)은 인간 의식의 작동방식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BOB(밥)은 영어로 ‘신념이 담긴 가방 'Bag of Beliefs'이라는 말의 알파벳 첫 글자인 B. O. B를 따서 만든 줄임말이다, ‘나’라는 사람의 성격과 경향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가르침, 친구들과의 관계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체득한 신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즉 우리 모두는 ‘신념이 담긴 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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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안쳉, 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 2021.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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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안쳉, 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 2021.사진=리움미술관 제공.


뱀을 담은 인공 생명체인 BOB은 이러한 인간의 성격 구조를 모방한다. 관객들은 작품과 연결되는 앱에 접속하여 BOB에 신념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BOB의 성격 형성에 참여할 수 있다.

'BOB 이후의 삶:찰리스 연구(Life After BOB: The Chalice Study)'(2021)는 리움과 더 쉐드(The Shed, 뉴욕), 루마 재단(LUMA Foundation) 및 라이트 아트 스페이스(LAS, 베를린)가 제작을 지원한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뇌에 인공지능 BOB이 이식된 주인공 찰리스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작가의 상상을 보여준다. 애니매이션을 감상한 이후, 옆방의 공간에서는 인터랙티브 기능인 월드워칭 모드를 사용해 작가가 영상 속에 구현한 세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리움미술관 이진아 선임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게임 엔진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인간의 의식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3일까지.

◆리움미술관 전시 관람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www.leeum.org)에서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 시간당 75명, 하루 6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체 예약은 잠정 중단됐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요금은 기획전 1만5000원, 상설전은 무료.

'아트스펙트럼 2022'전은 구경화 큐레이터 전시장 토크가 전시기간 4회 열린다. 이안쳉 전시는 3월1일 작가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리고 5월, 6월 이안쳉 작가의 작품세계를 다양한 장르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소책자 연계토크가 2회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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