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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굶어 죽게 생겼다"…'빈손' 중개업소들 곡소리[거래절벽 현실화①]

등록 2022-03-01 05:00:00   최종수정 2022-03-07 09: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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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량 급격히 줄면서 업계 어려움 호소

"집값 떨어진다"…집값 급등 피로감에 관망세

"양도세 어떻게 될지 몰라 지켜보는 사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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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한 달에 한 두건 거래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한 건도 못해 가겟세도 못 버는 수준이다. 공인중개사들 다 굶어 죽게 생겼다."(성북구 길음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거래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등 거래절벽을 풀 수 있는 부동산 정책 변화가 있기 전까지 '보릿고개'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4만1709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5만3774건과 비교하면 22.4% 감소한 것이고, 전년 같은 기간 9만679건과 비교하면 54.0%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 3만9608건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수도권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6209건으로 전월 2만1573건에 비해 24.9%나 줄어들었다.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정부의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극심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또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세제 개편 등 달라질 시장환경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주 원인으로 꼽힌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자 부담 능력이 있는 사람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정부가 다 막아버렸고, 세금은 부담을 엄청나게 높여 정부가 국민들에게 집을 사지고, 갖고 있지도, 팔지도 못하게 해 놨다"며 "거래가 거의 없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솔직히 얘기하면 요즘 몇 달째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통상 집값이 올라야 사람들이 사려고 하는데 금리인상 사이클로 당분간 오를 것 같지 않아 거래절벽 상황이 대선이 지난다고 해서 나아질 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 거래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공인중개업소들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제(임대차법)가 시행되면서 전세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에 매매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 보여주는 KB부동산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동향 지수는 1.5로 지난달 2.1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9년 3월(1.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사대상 중개업소에서 "거래가 한산하다"고 답한 사람 비율이 98.5%에 달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장에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거래 절벽이 심화하면서 부동산 중개 업계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사 개업은 1만6806건으로 지난 2013년 1만5816건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가 이뤄지면 거래가 일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선 유력 후보 모두 다주택자 출구전략으로 양도세 중과 완화를 언급해 사실상 시행 시기 결정만 남겨둔 만큼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시적 중과 유예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양도세 중과 감면 혹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점은 차이가 있다.

성북구 상월곡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확실하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완화 조치를 해야 시장에 물건이 나오면서 가격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6개월 정도 해서는 별로 효과가 없고,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자 부담 능력이 되는 사람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누가 당선 되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없애겠다고 하니까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없어지는 순간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살아나게 되는 만큼 금액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확실히 메리트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감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 중에 2주택자가 별로 없다"며 "강남의 2주택자들은 이미 다 처분했든지 아니면 증여했든지 다 끝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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