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속 개학…"지친 아이들 밝게 지냈으면" 기대감
오랜만에 학생 본 직원들 "벌써 3학년 됐네"감염 확산 속에서도 "아이들 위해 전면등교"오늘 자가검사키트 배부…우려·차분 반응 교차
정상 등교를 결정한 학교에서는 코로나 장기화로 친구들을 보지 못했고 교육 결손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등교 확대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학생들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나눠 주고 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권고한 가운데 일부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는 이 학교 생활부 소속 2~3학년 학생들 열댓 명이 등교가 한창인 오전 8시께부터 약 20분간 친구들 맞이에 나섰다. 학생들은 꽃다발과 '어서 와, 도곡중은 처음이지'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나눠 들고 언덕을 오르는 친구들에게 "어서와" "환영해" 등의 말을 건넸다. 오랜만에 마주한 생활부 친구를 알아본 한 학생이 "너 몇 반이야"라고 묻자 "3학년 4반이다, 3학년 4반 친구들은 더욱 환영한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학교 업무를 돕는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하는 어르신들도 실내화를 갈아 신으려는 학생을 알아보고 "벌써 3학년이 됐지 너는"이라며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도곡중은 23개 학급에 재학생 751명 규모로, 지난해 5월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32.4명인 과밀학교다. 하지만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는 서울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모든 학년을 새 학기 학교에 보내기로 정했다. 박명숙 도곡중 교장은 "우리 학교는 강남 한복판의 과밀학급 학교지만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인근 학교와 보조를 맞추면서 전면 등교 방침을 결정했다"며 "교육청의 학사 방침에 따른 결정이지만 아이들이 너무 지쳤고 학교에 가 밝게 지내길 바란다는 학부모 의견을 많이 존중했다"고 밝혔다. "등교하면 친구들을 볼 수 있으니 확실히 좋은 면이 더 많다"는 아이들의 발언도 잇따랐다. 학생회장인 3학년6반 신유준 학생은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열 체크와 손 소독 등 방역을 철저하고 하고 있고, 요즘 백신을 많이 맞고 있어서 크게 두려움은 없는 상태"라며 "학부모 대상 투표에서도 대부분이 다 전면 등교에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선제적 신속항원검사와 관련해서 이 학생은 "학생들이 어느 정도 코로나 검사에 익숙해져 있고 지속해서 진단키트를 배부하다 보면 또 익숙해질 것"이라며 "이런 교육을 어느 정도 사전에 진행하면 학생들도 검사를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유치원에서는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학부모 손을 잡고 온 학생들을 한 명씩 입장시키느라 오전 8시부터 9시20분께까지 교문 밖에 긴 줄이 서기도 했다. 교육부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통해 증상을 입력할 수도 있지만, 개원 첫 날부터 발열체크도 함께 진행했다는 게 세종교육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세종교육청, 학교 관계자들은 '안전한 학굣길! 학교 안전의 첫 걸음!'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거나 안전을 강조하는 어깨띠를 두른 채 학생들을 맞았다. 새 학교에 입학하는 초등학생들은 학부모 손을 잡고 걸어오기도 했지만,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 있는 학교 특성 때문인지 혼자서 걸어오는 학생도 많이 보였다.
유모차에서 자녀를 내려 준 뒤 교문 밖으로 나오던 학부모 이준상(37)씨는 "독서가 아이 교육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치원에서 독서활동 위주로 잘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콧 속에 면봉을 넣는 자가검사키트 사용이 부담스럽지만 감염 상황이 우려되는 만큼 학교에서 받은 키트를 비축하겠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40대 학부모 이나경씨는 "부모는 키트를 써도 되는데 아이들은 주 2회까지는 힘들 것"이라며 "만약 강제적으로 키트를 사용하라고 했다면 아이들을 보내지 않을 생각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 대해서는 "등교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며 "정점에 거의 다 올라섰고 방역패스와 같은 조치도 없애는 추세기 때문에 아이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학교에서 환기를 잘 시키는 것 같으니 학교를 안 보낼 이유는 없다"고 했다. 선제적 신속항원검사는 의무가 아니라 검사를 하지 않아도 학교에 갈 수 있다. 검사 여부와 결과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에 입력해 학교가 파악할 수 있다. 집현초와 집현유치원에 이날 입학하는 학생들은 새 학기 정상 등교를 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교육결손 문제를 막기 위해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 학생들은 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아닌 등교 수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