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 정체' 러군, 전사자 얼마나 되나…"최대 1만5000명" 추정
러 친정부 매체 "전사가 9861명" 보도…몇 분 뒤 삭제이달 초 "전사가 498명" 발표…서방 "10~30배 많을 것"미 "7000명 이상"…우크라 "1만5000명 넘었을 것" 추정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예상 밖 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 전사자 실제 규모에 대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초 전사자 수를 발표한 이후 3주 가까이 사상자 집계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 손실이 상당하고 보급망 문제와 군 사기 저하에 시달리는 등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 규모를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선전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 친정부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지난 23일 러시아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9861명이 전사하고 1만6153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 몇 분 만에 전사자 수는 기사 본문에서 삭제됐고, 이후 매체는 자사 웹사이트가 해킹됐으며 가짜 뉴스가 게재됐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러시아 국영 매체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BBC 러시아는 같은 날 전사자 성과 이름을 토대로 파악한 사망자가 557명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사상자 규모를 공개한 건 3주 전으로,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98명이 전사하고 1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수치 진위에 회의적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군 실제 병력 손실 규모가 10배에서 많게는 30배 많을 것이라며,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1990년대 체첸 전쟁 당시 사상자와 규모가 비슷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유유럽방송은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 소재 병원들에 러시아군 전사자로 가득 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벨라루스 고멜의 한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3일 기준 러시아군 시신 2500여구가 벨라루스에서 러시아로 운구됐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최근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때 지난달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한 러시아군 규모가 7000명을 넘을 거라고 분석했다. 1차 체첸 전쟁 첫 두 해동안 발생한 전사자 규모를 넘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지난 21일 러시아군 전사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분석, 러시아가 10년간 아프간 전쟁에서 잃은 병력 규모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했다. 군사 장비 손실을 추적하는 오픈 소스 사이트 '오릭스 블로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차량 1666대를 잃었으며, 이 중 800여대는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파괴된 장비에는 탱크 111대, 기갑 전투 차량 74대, 보병 전투 차량 123대, 트럭 등 312대가 포함됐다. 사이트는 "사진이나 영상 증거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장비만 해당된다"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실제 손실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사상자 수는) 거의 국가 기밀에 가깝다"며 "현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