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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포르투갈과 만나는 벤투 감독 "호날두 원맨팀 아냐"(종합)

등록 2022-04-07 18:15:22   최종수정 2022-04-11 09: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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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조 편성…16강 진출 위해 최선 다할 것"

월드컵 본선 전술에는 "스타일 유지하겠지만…수비에 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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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07. [email protected]
[파주=뉴시스]안경남 기자 =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조국 포르투갈을 적으로 만나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계적인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7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1층 강당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호날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고, 제가 지도해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면서도 "어떤 팀을 상대하든 한 선수만 걱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한국은 지난 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 포르투갈(8위), 우루과이(13위), 가나(60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11월24일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11월28일 가나, 12월8일 포르투갈과 차례대로 만난다.

최상은 아니지만 스페인, 독일과 한 조에 속한 일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해볼 만 하다는 평가다.

특히 벤투 감독은 조국 포르투갈을 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는 선수일 때 1992년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포르투갈 대표로 뛰었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휘했다.

현재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인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벤투 감독의 후임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감독 시절 호날두를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다. 그 때문에 누구보다 호날두에 대해 잘 아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호날두를 지도했었는데, 한 선수만 고려해선 안 된다. 포르투갈은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호날두가 최고지만, 팀 전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조국을 상대하게 된 벤투 감독은 "조 추첨 전에 포르투갈과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었다"며 "정신적으로 조금은 다른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처음 조국을 상대하게 됐고, 이는 클럽팀에서 전 소속팀을 상대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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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4.07. [email protected]
이어 "하지만 포르투갈전도 하나의 경기이고, 휘슬이 울리면 보통 경기와 같이 진행될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하고 최선을 전략을 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포르투갈 산투스 감독은 FIFA와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의 한국과 포르투갈이 16강에 함께 올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도 "산투스 감독과 같은 생각이고 같은 바람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우리보다 16강 진출 확률이 높은 팀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접근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체적인 카타르월드컵 조 추첨 결과에 대해선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물론 본선에 쉬운 조 편성은 불가능하다. 좋은 3팀과 만나게 됐고, 그중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최대한 경쟁하고 싸우겠다"고 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2022 카타르월드컵 조 추첨에 대한 소감은.

"월드컵 본선에서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물론 본선에서 쉬운 조를 받는 건 불가능하다. 좋은 3개 팀과 만나게 됐다. 이 중 2개 팀(포르투갈, 우루과이)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데, 최대한 경쟁하고 싸워서 최선을 다하도록 준비하겠다."

-조국 포르투갈을 상대하게 됐다.

"조 추첨 전에도 포르투갈과 같은 조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르투갈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분석해온 것처럼 할 것이다.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조금 다를 것이다. 처음 조국을 상대하게 됐다. 클럽팀에서 전 소속팀을 만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다. 저 자신부터 준비할 것이고 프로처럼 접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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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2.04.07. [email protected]
-배신자가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까지 먹고 있는지.

"다른 감정이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포르투갈전도 하나의 경기이고, 휘슬이 울리면 보통 경기와 같이 진행될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하고 최선의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포르투갈과 경기 전에 우루과이, 가나와 경기가 있다. 포르투갈전도 그 경기들과 같이 준비할 것이다."

-포르투갈 산투스 감독이 한국과 16강에 같이 오르고 싶다고 했는데.

"산투스 감독과 같은 생각이고 같은 바람이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16강 진출 확률이 높은 팀이라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 채워야 할 점이 있다면.

"16강에 가려면 경기를 잘하고 잘 싸워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의 16강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고 목표를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최선의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경쟁하고 싸워서 이겨야 한다."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가장 암울하고 힘들었던 순간은.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아랍에미리트(UAE)에 패한 최종전 결과로 안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물론 시작은 좋지 않았고,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이라크와 비겼을 때는 비판도 쏟아졌다. 또 2차예선 때도 레바논, 북한전이 어려운 순간이었고 지난해 한일전에서 0-3으로 졌을 때도 어려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통해 팀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코치진 역시 발전할 수 있었다. 어려운 순간에도 팀을 운영하는 방식에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조 2위로 빠르게 본선을 확정할 수 있었다."

-옛 제자 호날두는 어떤 선수이며, 어떻게 막을 계획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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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마친후 코치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벤투 감독, 필리페 쿠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최태욱 코치. 2022.04.07. [email protected]
"어떤 팀이든 한 선수만 걱정해선 안 된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호날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고, 지도해본 선수 중 최고였다. 그러나 한 선수만 고려해선 안 된다. 포르투갈은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팀이고,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많다. 호날두가 최고지만 팀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

-6월과 9월 친선전 상대로 고려하는 팀이 있다면.

"아직은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6월과 9월에 어떤 상황이 나올지 봐야 한다. 축구협회에서 준비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또 월드컵을 위해선 현재보다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일본 J리그가 언제 끝나는지 알지만, K리그는 모른다."

-16강을 위한 1승 제물은 어떤 팀인가.

"포르투갈, 우루과이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싸우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좋은 팀이면 잘 싸워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가나도 똑같다.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가 있다. 결과를 내려면 똑같이 싸워야 한다. 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

-11월에 열리는 월드컵이다. 베이스캠프 등 계획은.

"이전과는 다른 월드컵이다. 보통 6월에 유럽 리그가 끝나고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아시아 리그가 끝나는 시점에 열린다. 유럽은 챔피언스리그 등 일정이 다 계획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K리그가 언제 끝날지 몰라 어려움이 있다. 아직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월드컵 엔트리 구상은.

"엔트리를 결정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우리는 기본 틀을 가지고 있고, 월드컵을 가는 과정에 그걸 유지했기 때문에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항상 문은 열려 있다. 명단을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선 많은 걸 고려해야 한다.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최선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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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2.04.07. [email protected]
-본선에도 강팀을 상대로 빌드업 축구를 고수할 것인지.

"해오던 스타일을 완벽하게 바꾸는 건 좋지 않다. 하지만 월드컵에선 다른 상황에 처할 거란 걸 이해해야 한다. 분명 예선과 본선은 다르다. 발전할 부분은 발전하면서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다만 본선에선 수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상대는 더 많은 공격을 해올 것이다.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겠지만,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소집 일정이 겹칠 텐데.

"U-23 대표팀이 6월에 U-23 아시안컵을 치르고 9월에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이때 A대표팀이 A매치 4경기를 갖고, 9월에도 아시안게임과 A매치 기간이 겹친다. 평가전 상대의 질을 고려하면 A대표팀이 더 많은 선수를 소집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시안게임이 선수 인생에 많은 걸 의미하는 점도 이해한다. 소통을 통해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마련하겠다."

-한국 축구가 중도 경질 없이 월드컵을 4년 준비한 건 처음이다. 본선에도 영향을 줄까.

"함께 보낸 시간이 중요했다. 과정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좋은 결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운도 따랐다. 좋은 선수들이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믿음을 줬다. 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매번 소집이나 대회 때마다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와 헌신 덕분이다."

-최종예선 성적을 떠나 가장 기쁘고 보람됐던 순간은.

"선수들과 함께한 소집과 대회의 모든 순간이 보람되고 기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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