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의 귀환…거리두기 해제에 주점·식당 불야성
거리두기 해제 소식에 서울 도심 인파 북적일부 시민들 "다음주부터 돌아올 일상 기대"자영업자도 기대감 드러내…"새벽까지 영업"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15일 저녁 8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고기집 앞. 초저녁밖에 안 된 이른 시간이었지만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한 젊은 남성이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움직였다. 빈 테이블이 없던 가게 내부는 일을 마친 뒤 식사를 하러 온 남녀 손님 50여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는 18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다. 규제 해제 전 마지막 금요일이었던 15일, 서울 도심의 식당과 술집들은 벌써부터 거리두기가 풀린 듯 저녁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영업자들도 2년여만의 거리두기 해제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의도의 한 맥주집 같은 경우, 5~6명씩 모인 단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다. 몰려드는 손님들로 쉴 새 없이 움직이던 사장 김모(57)씨는 "영업제한 시간이 자정으로 늦춰지고 날씨가 좋아진 이후 손님들이 전보다 많아졌다"며 "일손이 부족해 직원을 더 뽑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의 한 치킨집은 식당 내부에 앉을 자리가 없어 종업원이 출입문 앞에 간이 테이블을 하나 더 설치하기도 했다. 바깥에선 잠시 담배를 피우거나 바람을 쐬러 나온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거리두기 해제 전 '코로나 불금'을 마지막으로 즐기던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규제 완화로 그간 경직됐던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되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남자친구와 함께 식당을 찾은 직장인 김모(27)씨는 "거리두기가 다 해제돼서 그런지 오늘 밤이 더 신난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코로나 전에도 밤 늦게까지 노는 일이 많진 않았지만 영업제한 시간 존재 자체로 심리적 압박을 많이 느꼈다"며 "이제는 자유롭게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직장인 이모(31)씨도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야기가 예전부터 나왔어서 별로 놀랍진 않지만 심리적으로 제한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커 이번 규제 완화가 기대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오늘 회사 사람들과도 앞으로 늦은 시간까지 놀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집에 갈 때 택시 못 타는 일이 없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영업제한 시간을 '통금'으로 표현하던 사업가 박모(45)씨는 "특정시간 지하철에 사람이 몰리거나 맘대로 바깥을 돌아다니지 못했을 때 화가 났는데 이젠 그럴 일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를 앞둔 자영업자들은 내주부터는 손님들이 더 많아져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떨어졌던 매출이 회복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의 한 노래방 사장 A씨는 "코로나가 터진 후 손님이 줄어 월세가 많이 밀렸는데 다음주부터 새벽까지 영업을 할 수가 있으니 사정이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만들어 놓았던 영업시간 안내문을 오랜만에 꺼내 카운터에 붙인 한 이자카야 직원 이모(37)씨는 "이젠 3년 전처럼 영업할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다. 현재 밤 12시까지인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제한이 모두 풀리게 된다. 지난 2020년 3월 거리두기가 도입된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다만 영화관·실내체육시설·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음식물 섭취는 오는 25일부터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 의무 제도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방역상황을 살핀 뒤 결정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