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충격, 양호하다지만…곳곳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IMF,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3.0%→2.5%↓전쟁 악화, 인플레 등 위험 확대 가능성정부 "주요 선진국 대비 소폭 조정" 평가전문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대비해야"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낮추는 대신 물가 상승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주요 선진국 대비 조정 폭이 양호하다며 우리 경제에 끼칠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곳곳에서 감지되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일 IMF의 세계 경제 전망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는 전쟁과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 성장 둔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인해 3.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4.4%) 전망 대비 0.8% 하락한 수치다. IMF는 전쟁 악화와 높은 인플레이션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가별로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재정·통화 정책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전망에서 IMF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0.5%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긴 했으나, 세계 및 주요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소폭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IMF의 기존 전망과 달리 전쟁의 영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주요 선진국 대비 제한적이라며, 코로나19 충격 기저효과를 제거한 2020~2023년 평균 성장률은 2.11%로 주요 7개국(G7)을 모두 넘어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에는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19 상흔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2021년 가장 먼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는 미국에 이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다가 2023년에는 미국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지난 1월 3.1%로 예상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0%로 상향 조정된 것에 대해서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영향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등 노력으로 일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도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을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라고 인정했다"면서 "우리나라도 당연히 따라갈 수밖에 없고 침체된다고 봐야 한다. 마이너스는 아니더라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경제는 10년여 만에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기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 수준인 3.0%를 밑돌며 'S의 공포'가 덮칠 전조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긴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또한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향후 성장 경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국내외 감염병 확산세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 수준인 3.0%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강화되고 있고 경기 부진도 상당하다. 기저효과로 개선이 나타나는 걸로 보이지만 국민 체감 등은 충분히 그렇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 초부터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 중이라 평가할 수 있고 최근 들어 강화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요인이 에너지 가격, 원자잿값 상승 등이라 기본적으로 비용 충격 스태그플레이션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일 좋은 게 비용 충격을 완화하는 것인데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