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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위기설 대해부①]'넷플 왕국' 흔들…"가입자가 떠난다"

등록 2022-05-28 08:30:00   최종수정 2022-06-07 0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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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입자 '20만명 이탈' 발표 이후 주가 35% '뚝'

2Q에도 이탈 행렬 지속 전망…1Q 구독취소만 360만건

디플·애플TV 등 올해부터 진짜 경쟁?…코로나 특수도 끝물

망값 논란, 한국·유럽서 지속…넷플, 가입자 이탈 방지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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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AP/뉴시스]필라델피아의 한 아이폰에 있는 넷플릭스 로고. 2017.07.17.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 창작자 생태계를 구성하는 우리의 '깐부'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넷플릭스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넷플릭스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넷플릭스의 딘 가필드 정책 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의 초대박에 대한 기쁨과 한국에 대한 감사가 담긴 말이었다.

'깐부'에 대한 감사를 표한 지 불과 반년이 지난 시점. 넷플릭스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설상가상 온갖 악재가 쏟아지며 철옹성 같던 '넷플릭스 왕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주가 폭락으로 위기설 본격화…2분기에도 가입자 줄어든다

넷플릭스 위기설이 불거진 건 지난달 실적 발표 이후 발생한 '주가 대폭락' 때부터였다.

넷플릭스가 지난 19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1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 가량 줄었다고 밝힌 이후 넷플릭스 주가는 35%(348.61달러→226.19달러) 폭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약 62조원) 증발했다.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며 일주일 뒤에는 198.4달러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대폭락 이후 넷플릭스 주가는 회복세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187.8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주가가 700 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비참한 수준이다. 2분기에도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200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더인포메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넷플릭스의 전체 구독취소 건수는 360만건으로 지난해 평균 수치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구독취소 건수는 1분기 250만건, 2분기 240만건, 3분기 260만건, 4분기 250만건 수준이었으나 올들어 100만건 가량 급증했다. 1분기 이탈자 가운데 3년 이상 장기 이용자 비중이 13%에 달하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넷플릭스 또한 실적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등 고육지책을 이행하고 있다. 다수의 고위직을 비롯한 150여명의 직원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본사 전체 인력의 약 2%에 달한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달에도 마케팅 부서 직원 약 25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정리해고의 원인이 최근의 실적 둔화와 연관됐다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디즈니·HBO 등 경쟁자 난립…올해 '가장 큰 위기'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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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주요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훌루, 파라마운트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맥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넷플릭스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단연 수익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수 감소다. 넷플릭스 천하였던 글로벌 OTT 시장에 등장한 경쟁자들이 점차 안정세에 들어서면서 독주 체제가 깨졌고, 결국 '가입자 분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읽힌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HBO 맥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이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경쟁자들이다.

2020년 전후로 디즈니를 비롯한 콘텐츠 공룡들이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넷플릭스의 위기가 점쳐졌으나, 오히려 넷플릭스는 2021년 '오징어 게임'이라는 역대 최고의 콘텐츠와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는 엔데믹을 눈앞에 두고 있고 OTT 시장 후발주자들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 입장에선 올해 가장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망 사용료 논란, 한국 外 유럽에서도…넷플, '위기설'이냐 '위기'냐'

넷플릭스를 흔드는 외풍은 또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망 사용료 논란이 유럽 등으로도 옮겨가며 불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최근 진행된 항소심 2차 변론에서도 양사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지리한 법적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CP(콘텐츠 제공자)의 망 이용대가 납부를 의무화하는 '망 사용료법'들이 다수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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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영식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열린 소위에서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대한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불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법안 등을 다룬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1. [email protected]
유럽에서는 법적 공방까지는 번지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CP들을 향한 통신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이치텔레콤·보다폰·텔레포니카·오렌지 등 유럽 내 대표 통신사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공동성명을 내고 CP들의 망 이용대가 분담을 요구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도 빅테크 기업들이 망에 기여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올해 중 관련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넷플릭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유럽통신네트워크사업자연합회(ENTO) 또한 최근 개최된 '유럽의 인터넷 생태계' 토론회에서 OTT가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기업인 넷플릭스를 엄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망 사용료법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우려의 뜻을 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USTR은 국회에 계류 중인 망 사용료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을 비롯한 주요 무역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꾸준히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넷플릭스는 올들어 거센 풍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위기설이 '설(說)'에 그칠 지, 혹은 진짜 위기로 이어질지는 넷플릭스가 가입자 이탈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 지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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