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잡기 너무 어려워져…그 많던 대리기사들은 어디로"[한밤 귀갓길 전쟁]②
"하늘의 별 따기, 1시간 기다리기도 해""거리두기 해제 후 더 심각해진 것 같다"업계 "코로나 시기에 이탈한 기사 많아"고용보험 의무가입, 기사들 이탈 가속[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요즘 대리운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네요. 택시를 겨우 잡아타거나 1시간 이상 기다린 적도 있어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유흥가 주변은 밤 늦은 시간부터 이른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잡기 위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29일 뉴시스 취재진이 만난 직장인 이모(36)씨는 저녁 식사를 하다보면 귀가할 방법부터 걱정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서울 종로에서 인천으로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하는데 잡기가 너무 어렵다 보니 최근에는 술을 마시던 중간에 대리운전 기사를 잡을 때가 있다"며 "그래도 잘 잡히지 않으면 웃돈을 주고 잡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 했다. 서울에서 경기 안양으로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한다는 40대 김모씨는 "밤늦은 시간에 식당 주변을 둘러보면 죄다 대리기사를 잡거나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심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리운전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은 코로나19 시기에 콜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이탈한 기사들이 많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장유진 한국대리기사총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에 기존 인력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안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그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리운전 시장도 회복해야 하는데 여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기사 감소에 가장 큰 원인으로 코로나19와 함께 고용보험 의무가입 등 정책적 영향을 꼽는 이들도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플랫폼 종사가 가운데 1개월 이상 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해 월 보수 80만원 이상인 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로 겸업을 금지하는 회사에 다니거나 기소생활수급자, 신용불량자 등 소득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대리기사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장 회장은 "기사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고용보험 의무화다"며 "정부에 세수를 확보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투잡'을 허용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