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압승에 尹정부, 국정 드라이브…與, 원 구성 등 정국 주도권
尹정부 2년 향방 분수령서 동력 확보로 주도권 쥐어유권자들 '안정론' 선택…대선 이어 정권교체도 완성중앙 이어 지방 권력 거머쥐어 野 전방위 압박 가능민심 앞세워 규제개혁 등 野협조 요구하며 정책 추진지자체장 '우군'으로 지역균형발전 공약 이행에 속도지선 후 야당대표 회동, 광역 단체장 당산자 간담회도법사위원장 등 하반기 원 구성에 與 입장 관철 탄력권성동 "野, 국민의 뜻 어디에 있는지 살펴봐야"
[서울=뉴시스] 박미영 이재우 기자 =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둬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동력이 확보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2024년 총선 전까지 윤석열 정부 초반 2년의 정국 향방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다. 새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심판론'보다 '안정론'을 선택했다. 대선에서 중앙 권력을 교체한데 이어 지방권력까지 교체해 비로소 '정권교체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국민의힘의 승리로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거머쥐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법 권력'만을 허용했다. 향후 2년 동안은 민주당이 국회 내 다수 의석을 보유하겠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 이반이 확인된 만큼 윤석열 정부로서는 민주당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윤 정부가 정권 초반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 주도 혁신성장과 지방균형발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철저히 시장 중심, 민간 중심으로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선 규제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정부가 감놔라 팥놔라 하면 기업과 은행이 다 도망간다'고 했고 취임후 수석회의에서 '직접 제가 나서 규제철폐에 나서겠다'고 한게 규제 개혁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정부는 시장이 하기 어려운 규제개혁을 주도하고 민간이 창의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정부는 규제개혁 전담기구를 만들고 규제개혁에 당장 돌입할 계획이다. 한덕수 총리가 첫 업무로 '규제혁신추진단'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법령과 관계없는 행정지도 같은 '그림자 규제'는 확실하게 개선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것 중에 대통령령과 부령으로 할 수 있는 규제들은 우리가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은 국회와 협조해 규제를 철폐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윤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민심이 확인 된 만큼 야당도 규제 개혁 등을 위한 법률 개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이전보다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정부는 야권을 몰아세우기 보다는 협치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협치의 시작으로 그동안 미뤄졌던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번 지방선거 승리로 지방권력에서 여권이 우세한 구도가 형성돼 지방균형발전 공약 이행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윤 대통령은 이달 중으로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당선인들과 간담회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정부들은 광역단체장들과 새정부 출범후 최소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만났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자체장들 임기는 7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 당선인 신분으로 만나게 된다. 윤 대통령은 광역단체장 간담회에서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지방자치 법령 범위 안에서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 추진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새정부 출범 후 첫 정례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는 지방시대를 중요한 모토로 삼아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대선 연장전 격인 6·1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이에 따라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개혁 입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여당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야당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이 표심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정 안정론이 확인되면서 원 구성 협상에서도 국민의힘의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놓고 대치하면서 지난달 30일 오전 0시를 기해 시작된 21대 후반기 국회는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등이 없는 공백 상태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지난해 상임위 재배분 합의를 뒤엎고 법사위원장직을 넘겨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국민의힘이 먼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를 번복했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법안 처리 물길을 쥐고 있는 법사위원장직을 내주면 수적 우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해가 반영돼 있다. 국민의힘은 입법독주, 국회 독재를 주장하면서 민주당에 합의 준수를 압박해왔다. 국회 공백은 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하면서 당면 현안이 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공백 등 정치적 부담을 덜고자 원구성에 앞서 의장단부터 선출하자고 주장해왔다. 의장단이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반기와 같이 상임위를 일방 구성할 수 있는 만큼 법사위원장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버텨왔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압승 이후 원활한 국정 운영을 명분 삼아 입법 독재라는 비판에도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직을 독식했다. 체계·자구 심사권을 매개로 상원(上院) 역할을 해온 법사위는 국회 관례상 제1야당이 위원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16년만에 이를 깬 것이다. 민주당은 당시 여당이 입법을 담당하는 법사위원장직을 맡고, 야당이 예산을 담당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발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을 이용해 국정 발목잡기를 위해 입법 바리케이트를 치려 한다는 논리를 들이밀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맡지 못하면 어떤 상임위원장직도 받지 않겠다고 국민의힘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자 입법 독재라는 비난에도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직하는 전반기 원구성을 강행하는 정치적 부담을 감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의회 독재와 입법 독주라는 비판 여론을 무시하기 어려워지자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도 같은해 7월 상임위 재배분 협상에 나서 국민의힘에 후반기 법사위원장직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전반기 원구성 재분배 합의를 끌어냈다. 국정안정론은 국민의힘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과제를 관철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뒤집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31일 공직자 인사검증 기능을 수행했던 대통령실의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그 역할을 법무부내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맡기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등을 의결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이지만 '검찰공화국 달성을 위한 시도'라고 비판하는 민주당의 수적 우위를 뚫고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개정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 민주당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지만 문재인 정부도 집권 초기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시행령 등 하위법령 개정을 적극 활용한 바 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동력 삼아 당시 야당의 반발을 헤쳐나갔다. 반면 검수완박 등 이른바 민주당발 개혁입법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등을 논의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확정했지만 국민의힘은 논의에 미온적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일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국민의 뜻을 거슬러서 검수완박 악법을 추진했고 법사위원장직까지 합의 파기하면서 갖고가겠다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만한 태도가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다고 본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변화하고 개혁하고 쇄신하려 한다면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