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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한달 앞 골치아픈 日기시다…아베 깨알 간섭에 파벌 성추문까지

등록 2022-06-14 12:10:01   최종수정 2022-06-27 1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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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지 "18세 여대생에 음주 권유·현금 지불" 보도

자민당 탈당해도 스캔들 계속…여당서 사직 요구↑

아베, 계속된 정권 운영 간섭으로 구심력 우려

"기시다 정책에 아베가 계속 주문…그런 정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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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AP/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6.14.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참의원(상원 격) 선거를 약 한 달 앞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상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간섭에 더해 자신의 파벌 소속 의원의 성추문까지 겹쳤다.

14일 지지통신,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전날 여당 내에서는 18세 여성에게 음주를 권유하고 현금을 지불했다는 등 의혹이 부상한 요시카와 다케루(吉川赳) 중의원 의원에 대한 사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지난 10일 발매된 주간지 주간포스트는 요시카와 의원이 지난달 27일 밤 도쿄(東京)의 한 음식점에서 18세의 여성 대학생과 둘이서 모임을 가졌다. 음주가 허용되지 않은 18세 대학생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4만엔(약 38만 원)의 용돈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후 호텔로 이동해 방에서 1시간 반 가량 머물렀다고 매체는 전했다.

요시카와 의원은 해당 여성이 2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현금을 건네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10일 밤 당에 폐를 끼쳤다면서 자민당을 탈당했다.

그러나 스캔들이 가라앉지 않자 의원 사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은 "빨리 당에서는 나가주었으나, 비례 부활 의원이기 때문에 자민당의 의석이다. 의원 사직도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중의원 의장의 성희롱 의혹 스캔들도 떠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타격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요시카와 의원에게 신속한 사직을 요구하는 의견이 대세다.

국회의원 비서 등을 거쳐 2012년부터 의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자민당의 청년국 차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파벌 기시다파 소속이었다.

지지통신은 요시카와 의원에 대한 사직 요구 목소리가 "공시가 임박한 참의원 선거에 대한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며 “요시카와가 소속한 기시다파를 이끄는 기시다 총리에게는 심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3일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주간지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이다"며 요시카와 의원이 스스로 탈당을 신청해 당에서 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요시카와)은 국민 여러분께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당(離党)해도 국회의원으로서 설명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본인이 확실히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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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AP/뉴시스]지난해 10월4일 일본 국회에서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리 지명 선거를 위해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뒤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보인다. 기시다는 이날 중의원, 참의원 총리 지명 선거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2022.06.14.

일본의 참의원 선거는 오는 22일 공시된 후 내달 10일 투·개표될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등 여당이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개헌 세력이 헌법개정 국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확보할지 초점이다.

기시다 총리가 승리할 경우 2025년까지 국정 선거를 치르지 않는 이른바 '황금의 3년'을 손에 넣게 된다.

문제는 그의 당내 구심력이다.

일본의 최장수 총리에 등극하고 지난 2020년 지병으로 퇴임한 아베 전 총리는 현재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의 수장을 역임하고 있다. 내각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하며 정권 운영에 사사건건 입을 대고 있다. '상왕'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 개혁 문제를 두고 아베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경제·재정 정책의 핵심 방향을 제시하는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확정을 앞두고 공방을 벌였다고 지난 8일 현지 지지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엔화 약세에 골머리를 앓는 기시다 총리와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수정이 불편한 아베 전 총리의 신경전이 펼쳐진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정책을 결정할 때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본다는 내용으로 읽힌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 12일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선거구가 있는 히로시마(広島)시에서 한 행사에 참석해 "나도 반란군의 일원으로, 한 걸음만 더 가면 제명될 참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0년 11월 '가토(加藤)의 난'이 일어났을 당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인 '세이와(清和)정책연구회'와 자신의 파벌 고치카이(宏池会·기시다파)의 충돌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세이와정책연구회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에 대해 야당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 때 같은 집권 자민당이자 고치카이 소속이었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이 찬성하는 등 불신임안에 찬성을 시사하는 난을 일으켰다.

자민당 내 분열인 것이다. 당시 모리 총리의 불신임안은 성립되지 않았으나 결국 물러나야 했다. 기시다 총리가 이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보인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는 (그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조금이라도 부정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내정에서도 외교에서도 자신이 추진한 정책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분슌 온라인은 "기시다 총리의 정책에 아베 전 총리가 계속해 주문을 넣고, 기시다 총리가 담백하게 타협한다. 그런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위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나 실상을 그렇지 않다면서 자민당에 이목이 집중되면 야당의 존재가 희미해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경우 기시다 총리에게도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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