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패닉③]집값마저 하락하면…'깡통 계좌' 속출 우려
이자부담 커지는데 집값 하락 전환2030영끌세대, 금리인상·부동산 침체 영향 커전세보증금 못내주는 '깡통주택' 우려[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능한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갭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의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최근 7%대를 돌파했다. 변동금리도 상단이 5% 중반대로 뛰었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집값 상승세는 꺾이는 분위기다. KB부동산 주간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1% 떨어졌다. 이는 2019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39.4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 많음'을,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 많음'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6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매매 가격은 0.02% 하락해 전주 대비 0.01%포인트 떨어졌다. 전세 가격도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02% 내려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으로 무리하게 갭투자에 나섰던 2030 영끌세대의 충격이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30 영끌세대가 위험한 이유는 원리금 상환 비중이 작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비은행 이용 빈도가 높고 아파트보다 다세대주택 등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에 대한 비중이 높다는 점"이라며 "금리인상의 영향,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차주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노원(-0.04%), 성북(-0.04%), 동대문(-0.03%), 서대문(-0.03%) 등 외곽 지역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이른바 '깡통주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깡통주택이란 자기자본 없이 보증금으로 취득한 주택의 가치가 내려가 집을 팔더라도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본인 자금 없이 대출과 전세보증금으로 투자 목적의 주택을 구입한 상당수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가격과 전셋값이 하락한다면 갭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거나 세입자에게 내줘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히려 대출을 받아야 하는 '깡통주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고위험 차주가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게 될 경우 보유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에 실패하면 경매 절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은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2.75%까지 네 차례 연속 인상하거나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명확한 만큼 갭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4.33~7.14%로 나타났다. 금리 상단은 3월 말 6%대로 올라선 지 약 두 달 반 만에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같은 날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69~5.681%로 집계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5월 기준 1.98%로 1년 전(0.82%)보다 1.16%포인트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