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한전·강원랜드 등 공기업 18곳, 3847억 성과급 잔치
조은희 "文정부 바꾼 경영평가시스템 때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2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공기업 18곳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3847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서 계산하는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면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을 의미한다. 지난해 5조860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한전은 임직원들에게 총 1586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이 무려 520억원을 넘은 강원랜드는 109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각각 772억원, 11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적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남동발전(229억원), 한국동서발전(226억원), 한국서부발전(210억원), 한국남부발전(180억원)도 수백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됐다. 적자 누적으로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대한석탄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도 각각 15억5000만원, 24억3000만원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한계공기업 18곳 중 2곳을 제외한 모든 곳의 기관장들이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이 5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은 곳도 12곳에 달한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기관장들은 1억원 이상, 한전,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기관장은 8000만원 이상을 성과급 명목으로 받았다. 조 의원은 "경영평가 성과급 대잔치가 가능했던 원인은 문재인 정부 당시 대폭 변화된 '경영평가시스템'에 있다"며 "재무성과에서 낙제점이더라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같은 일자리 창출, 윤리경영, 사회통합 등 비계량적 사회활동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잘못된 평가 기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에 경영평가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은 A등급, 한국광해광업공단은 B등급을 받았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 역시 보통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았다. 조 의원은 "생존마저 위태로운 적자 경영에도 국민 혈세로 4000억원 상당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결국 국민 세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도덕적 해이가 만성화된 경영평가시스템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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