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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구로공단이 아니다...'인스타 핫플'로 뜬 구로 4색 매력

등록 2022-07-13 05:00:00   최종수정 2022-07-25 0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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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업·시장·문화, 입맛에 맞게 떠는 구로여행

항동철길·푸른수목원·G밸리산업박물관·가리봉시장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갤러리구루지서 공연·전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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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밸리산업박물관에 전시된 구로공단에서 생산했던 봉제인형들. 2022.07.12.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구로공단은 1967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산업 공업단지다. 골목길 사이로 '벌집'으로 불리던 다닥다닥 작은 방들이 늘어서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공단으로 출퇴근했다.

1990년대 중후반 공단 내 업체들이 노동 임금이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구로공단은 옛 명성을 잃어갔다. 이후 첨단산업단지로 개편되며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꿨다. IT 기업과 벤처기업 등 지식기반산업체들이 이곳에 자리잡으며 현재는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 일대를 묶어 G밸리라고 부른다.

고층빌딩이 늘어선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하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구로구로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관광재단과 구로문화재단은 13일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발판이었던 구로구 일대를 재조명, 자연, 산업, 전통시장, 문화라는 4개의 주제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구로구의 여행 이야기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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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녹음과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 푸른수목원. 2022.07.12.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핫플 항동철길…여유롭게 산책즐기는 푸른수목원
항동에 있는 낡은 기찻길 '항동철길'은 과거 오류역에서 부천 옥길동으로 연결된 철로다. 지금은 낡은 기찻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조성돼 푸르른 녹음과 느긋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철길 끝자락에 도착하면 서울시 최초의 시립수목원인 푸른수목원으로 이어진다.

항동철길은 최근 걷기 좋은 길, 사진 명소로 주목받으며 핫 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다. 녹슨 레일을 따라 핀 꽃들과 함께 예술작품과 간이역 등이 조성돼 있어 감성을 자극한다. 옛 역사의 간판을 참고해 만든 항동철길역 구조물은 흑백사진 속 옛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부정기적으로 화물열차가 다니고 있으니 주의하자.

푸른수목원은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이 피고 지고, 이름처럼 푸른 나무들이 녹음을 쏟아내는 곳이다. 수목원의 데크 위를 따라 걸으며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이 가볍게 산책 나오는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단, 나무로 이루어진 데크에는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돼 있다.

'걸어서 수목원 속으로'라는 숲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해설가와 함께 수목원 곳곳을 탐방하며 생태를 체험하고 꽃과 식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그리고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되며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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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밸리산업박물관이 자리한 G타워의 외관. 2022.07.12.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G밸리산업박물관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구로공단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산업박물관이다.

구로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G타워'의 3층과 9층에 조성됐다.  3층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미디어 라이브러리 전시실 등 전시공간이 조성돼 있고, 9층에는 교육실, 회의실 등 사무동을 만들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라는 주제로 1960년대부터 현재의 G밸리에 이르기까지 구로구 일대의 산업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과거 공단에서 만들어진 인형과 가발, 봉제 기구, 전화기와 텔레비전, 카메라와 컴퓨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돼 옛 구로공단의 역사를 추억할 수 있다.

'고척 스카이돔'은 구로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프로야구 시즌인 요즘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으로 북적인다. 경기장 앞에 설치된 야구공 조형물 아래에는 야구 레전드 20인의 핸드프린팅이 설치돼 있다. 야구팬이라면 내가 평소 좋아했던 야구인을 찾아 핸드프린팅 위로 손을 맞대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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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가 많은 만큼 연변거리라고도 불리는 우마길, 여름 별미로 연변냉면을 맛보는 것도 좋다. 2022.07.12.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느낌 물씬…가리봉시장서 맛보는 교자·연변식냉면
가리봉시장은 1976년께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된 재래시장이다. 논밭이던 가리봉 일대에 구로공단이 설립되고 일터를 찾아 모여드는 젊은 노동자들을 위한 생필품을 팔던 상점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만들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으로 돈을 벌러 온 중국 동포들이 우마길을 중심으로 집단 거주하며 연변 거리라 불릴 만큼 중국풍을 띤 시장으로 변모했다. 마치 중국여행을 온 듯하다.

가리봉시장 삼거리부터 시작되는 '우마길 문화의 거리'와 시장이 이어지고 중국음식점, 중국식료품점, 동포신문사 등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중국식 만두인 교자나, 과일을 냉면에 넣어 새콤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연변식 냉면이 유명하다.

구로시장은 1960년대 국도를 따라 구로공단과 주거지 등이 형성되면서 그 수요에 맞춰 구로동 일대에 조성된 재래시장이다. 가리봉시장처럼 구로공단이 번창하면서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퇴근 후 생필품과 먹거리를 찾아오던 공단의 노동자들로 인해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면서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현재는 식료품 중심의 남구로시장이 더 발달하고, 구로시장은 남구로시장의 위쪽으로 연결돼 의류 및 침구류 등을 주로 취급하는 시장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시장 내 위치한 '칠공주 떡볶이'는 구로시장을 대표하는 분식 맛집이다. 시장 특유의 정과 가성비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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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구루지 내부 전시장 모습, 하얀색 외벽과 은은한 조명을 통해 관람객의 집중도를 높였다.2022.07.12.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남권 대표하는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갤러리 구루지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은 서울 서남권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1층 380석, 2층 199석의 객석과 첨단 조명과 음향 시설을 갖췄다.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전 11시에는 이달의 공연으로 브런치 콘서트가 열린다. 이달에는 '고전의 맛'이라는 주제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3중주의 고전 클래식 공연이, 다음달에는 '여행자의 노래'라는 주제로 하림·호란·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유럽 각국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음악 여행이 열린다. 오는 22일과 23일에는 서울발레시어터의 클래식 창작발레극 '한여름 밤의 꿈'이 무대에 오른다.

구로아트밸리 바로 옆 건물에 자리한 갤러리 구루지는 2015년 개관한 이후 신진 작가들의 전시부터 독립운동과 관련된 전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그림과 사진 전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오는 9월4일까지는 구로문화재단 15주년 특별기획전으로 '잊혀진 모든 것들을 위해'가 개최된다. 구로구와 구로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봉제 인형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전시가 이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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