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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들 "금리 오르니 월세 더 올라" 월세 선호[혼돈의 전월세 시장②]

등록 2022-07-17 06:30:00   최종수정 2022-07-25 08: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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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 역대 최대치

"보증금 깎아주는 대신 월세·반전세 진행多"

전문가 "세입자와 동조해 월세화 진행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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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7주째 하락했다.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도 약 4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둘째주(1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0.03%에서 이번주 0.04%로 하락폭이 늘었다. 사진은 15일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2022.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등 금리인상이 계속되면서 전세가격도 위축된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대인들 사이에서도 전세 대신 월세와 반전세로 매물을 돌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모바일 투표 앱 '크라토스'를 통해 "당신이 임대인(집주인)이라면 주택을 임대할 때 선호하는 형태"를 묻는 질문에 '월세'(35.1%)와 '반전세'(22.3%)를 선택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겼다. 임대인 중 '전세'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36.3%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크라토스 모마일 앱 내 투표 참여자 44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의 신뢰도는 95%, 표본 오차범위는 ±3.0%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등기광장을 봐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총 4만208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임차인이 주민센터 또는 대법원 등기소에 확정일자를 신고한 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신고일자에 따라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거래도 있을 수 있다.

서울에서도 올 상반기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단지들이 집중돼 있는 송파구 소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분들 중에서도 보유세 등 세 부담이나 4년 간의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한 부담이 있으신 분들은 실제로 엄청나게 많다"며 "입주 초기에 워낙 싸게 전세거래를 했었던 단지들의 경우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오른 부분에 대해 따로 월세를 받겠다고 하시는 집주인들이 최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히 최근 전셋값이 하락하고 월셋값이 오르는 추세다 보니 보증금이 낮은 곳들은 월세 전환율을 따져봐도 전세를 놓는 것보다 더 좋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월세는 거래 신고를 통해 세금 노출이 다 되다 보니 아직 꺼려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공인중개업소 대표의 경우 "아무래도 찾으시는 분들(세입자)이 거의 월세를 찾다 보니 집주인들도 전세를 진행하다가 날짜가 촉박하고 잘 안 나간다 싶으면 월세로 바꾸는 경우들도 있다"며 "또는 보증금을 좀 깎아주는 대신 깎은 부분만큼 월세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임대차3법의 2+2년 계약갱신 청구권이 만료되는 오는 8월을 앞두고 새로운 임차인을 전세로 받을지, 월세로 받을 지 고민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글쓴이는 "요즘 월세가 인기인 것 같은데 임차인을 월세로 받아도 인상율을 줄이면 상생임대인 혜택을 받을 수 있냐"며 월세 전환을 고민하고, 다른 글쓴이는 "나는 여유가 없어서 그냥 최저가로 전세를 받았지만, 요즘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세게 올려서 내놓으면 바로 (집이) 나가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어떤 글쓴이는 "지난해 3월 3000만원에 140만원으로 월세계약을 체결해 월세를 받으면서 이 가격이 최고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들어가 보니 다른 집들은 3000만원에 170만원씩 받는다. 금리가 오르니 월세가 더 오르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한 글쓴이는 "전세보증금은 돌려줘야 하는 돈이라서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지만, 월세는 사용자에게 가치가 충분해 이제 월세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월세전환율은 전국이 5.8%, 서울이 4.8%이었다. 최고 연 5% 후반까지 오른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전세 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과거에는 집주인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월세화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세입자들과 같이 동조해서 월세화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를 받으면 생활비로 쓰거나 종부세 등에 낼 수도 있고, 계약갱신청구권이 있는 전세와 달리 1년 단위로도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보니 (세입자와의) 이해관계가 서로 결합돼 월세화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돼 부동산 시장에 전세 매물이 사라지게 되면 사람들이 영끌·빚투를 해서 집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택 시장이 금리에 민감한 구조가 된다"며 "또 집값 하락의 버팀목이 돼 주던 전세 가격이 사라지다 보니 집값의 하방 경직성이 약해질 수도 있고, 아파트 등급 자체가 월세 수령액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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