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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찬바람'…분양가보다 낮아도 '시큰둥'[주택시장 도미노 위축①]

등록 2022-07-23 06:30:00   최종수정 2022-08-01 1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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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대출 규제강화…오피스텔 수요 급감

청약 미달 속출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등장

추가 기준금리 인상 예상…오피스텔 거래 위축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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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르며 광풍이 불었던 오피스텔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집값 급등의 영향으로 오피스텔도 덩달아 가격 상승 폭을 키웠으나 최근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에 오피스텔을 향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완판 행렬이 이어졌던 청약에서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인 이른바 '마이너스 피'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잇단 금리 인상으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까지 단행하면서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시장에는 청약 미달 속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에 나선 총 26개 오피스텔 가운데 9개 단지(34.6%)가 미달됐다. 인천에서는 총 6개 단지가 공급됐고, 이 중 3개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또 서울은 총 9개 단지 중 2개 단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실제 서울 서초구 '지젤라이프그라피 서초'는 지난 2월 청약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이 0.94대 1을 기록하며 399실 중 133실이 미달됐다. 또 같은 달 청약을 진행했던 '엘크루 서초'도 330실 모집에 22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 24일 인천 중구 항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 오피스텔(592실)은 4개 타입 가운데 3개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또 지난 4월20일 청약에 나선 인천 신흥동3가 '숭의역 엘크루' 오피스텔은 168실 모집에 132명만 신청해 36실이 미달됐다.

최초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 물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청약을 진행한 경기 시흥의 한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1000만원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 매물이 올라왔고, 인천 서구의 또다른 오피스텔은 1000만~2000만원까지 빠진 분양권도 나왔다.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도 식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시장에서 20% 수준이던 전용 60㎡ 초과 오피스텔 거래 비중이 올해 들어 10% 내외로 하락했다. 지난해 7월 19.8%까지 올랐던 전용 60~85㎡ 오피스텔 거래 비중은 지난 5월 10.0%까지 낮아졌다.

오피스텔 수요가 줄어든 것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시행사 자체 보증을 통해 중도금 대출과 입주 후 잔금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분양 중도금과 잔금대출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됐다.

부동산 거래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에 따라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을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기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또 이달부터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을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로 확대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오피스텔 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과 같은 아파트 대체 상품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해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겹치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오피스텔 시장으로 유입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오피스텔 시장이 입지여건과 분양가 등을 고려한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고, 수요도 적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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