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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석달, 新정책 시동]청와대,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등록 2022-08-10 08:00:00   최종수정 2022-08-16 09: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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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후 청와대가 일반 국민에 개방된다. 9일 오후 '5.10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고 적힌 전광판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윤석열정부가 출범 석달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개방을 추진해온 청와대도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빠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 취임식 당일인 지난 5월10일 우리나라 권력의 심장부였던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했고, 지난달 27일까지 두달여 만에 140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는 4대궁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경복궁의 연간 방문객 108만명보다 많은 수치다. 만족도 역시 높았다. 문화재청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이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89.1%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87.5%는 타인에게 청와대 관람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청와대의 원형을 잘 보존하며 문화예술·자연·역사를 품은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올 가을에는 소수의 권력자들만 즐기던 청와대 기증 미술작품들이 세상에 공개된다. 문화예술계와 관광업계는 청와대가 '문화 번영'의 기틀을 다지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개방은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을 실현하겠다는 기존 취지에 걸맞지 않게 각종 논란도 일으켰다. 조선총독부 관저로 사용됐던 구 본관 모형 제작과 문화재 훼손 가능성 등이 논란이 됐다. 

◆원형보전 복합문화단지로…가을께 소장품 특별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1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청와대를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5월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최대한 보전하되, 문화예술·자연·역사를 품은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르면 본관 1층 로비와 영빈관 등은 원형을 보전해 미술품 특별기획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본관·관저·구본관 터는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과 삶을 조망하고 권력의 심장부를 실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본관 1층 로비와 세종실(335㎡), 충무실(355㎡), 인왕실(216㎡)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관저의 거실과 별채 식당에도 미술품이 설치된다. 영빈관은 청와대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작품들을 공개하는 고품격 미술품 특별 기획전시장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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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청와대 국민 개방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문체부는 올 가을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1948년 경무대 시절부터 권부의 심장에 모였던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허백련, 장우성, 김기창, 허건, 서세옥, 배렴, 박대성, 송규태 등 한국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문체부는 소장품 기획전을 비롯해 이건희 컬렉션, 국내외 유명 작가 등 최고의 작품들을 유치해 기획 전시하고, 국민들이 청와대가 국민 품 속에 들어왔음을 체감케하겠다는 구상이다.

침류각(서울시 문화재), 오운정(서울시 문화재), 석조여래좌상(보물 1977호), 칠궁, 천하제일복지 암각 등 문화재와 유적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철저히 관리한다. 아울러 이에 대한 스토리들을 축적, 더욱 흥미있는 공간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대통령의 삶 느끼는 '권부의 상징' 세상에 공개

본관과 관저, 구 본관 터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삶, 권력 심장부를 실감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구성된다.

문체부는 이 곳을 찾은 국민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을 최대한 체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 자녀·친인척, 대통령학 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를 수집, 공간 구성에 활용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철거된 구 본관 모형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문체부는 정부 수립부터 6.25, 산업화, 민주화의 고뇌를 함께한 대통령들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는 판단으로 모형 제작 계획을 세웠지만 이곳이 조선총독 관저로 활용됐던 곳인 만큼 논란도 컸다.

박보균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 출석, 구 본관이 조선총독부와 무관한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미니어처 효과가 나는 사진'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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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국민대표 74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개방은 74년만에 처음이다. 2022.05.10. [email protected]
◆한국예총·관광업계 '환영'…문화재·학계는 우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지난 5일 "대한민국 건국 이래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던 청와대를 '문화 번영'의 기틀을 다지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문체부의 의지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상징"이라며 청와대 조성 계획을 환영하고 나섰다.

성명에는 한국예총 회원 단체인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국악협회 ▲대한무용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음악협회 이사장과 16개 광역시도 연합회장이 함께 했다.

관광업계도 긍정적이다. 서촌~청와대~경복궁~북촌~창덕궁~종묘를 잇는 명품 역사문화관광 벨트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다.

종로 일대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과 종묘, 경복궁과 광화문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명소가 많다. 문화재와 유적도 풍성하다.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덕수궁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문화예술공간도 다양하다.

서촌·북촌·인사동·익선동 등도 한옥이 보전돼있고 문화예술공간, 맛집과 명소가 많은 곳들이다. 서촌에는 대림미술관과 박노수미술관, 리안갤러리 등이, 북촌과 삼청동에는 갤러리현대, 아트선재센터 등이 있다. 송현동에는 이건희 기증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종로 일대는 1000년 이상의 우리 역사를 품은 곳으로, 길을 걸으며 곳곳에서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반면 학계와 문화재계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감지된다.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국민 공감대 조성 등을 거쳐야 할 청와대 개방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재 훼손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문화재청은 한국건축역사학회와 함께 조만간 '경복궁 후원 기초 조사 연구'를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문화재계와 학계의 우려를 감안, 문화재 훼손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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