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서 언제든지 전 세계인과 볼링을" 서동원 니드메이드 대표
연기 생활 틈틈이 즐기던 볼링 사업화…해외 진출 추진세계 최초 개별 포장 볼링공 전용 티슈 '볼 샤워' 개발원격 실시간 매칭 플레이 가능한 '핀공' 플랫폼 론칭
장소는 회사 대표실이 아니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볼링장이었다. 색달랐지만 사진 촬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그런데 기자에게 인사하며 마주 앉은 사람. 처음 만나지만 낯설지 않았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접했던 얼굴. 씬스틸러로 유명한 서동원씨였다. 대표이사 성함을 '서동원'이라고 들었지만, '배우'라는 귀띔을 받지 못했던 터라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가 굳이 배우임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분명했다. '연기'가 아닌 '사업'이기 때문이다. "배우가 대표라면 '오너는 따로 있고, 당신은 '얼굴 마담'이겠다'는 선입관이나 편견을 갖는 일은 없었으면 해서입니다. 사업 그 자체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서동원 대표는 '볼링'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평소 다양한 운동을 즐기던 서 대표는 2012년 볼링을 시작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 작품을 끝내고 쉬고 있다 보면 아직 확정하지 않은 다음 작품에 대한 불안감, 조바심 등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때 잡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를 떨치기 위해 운동을 하다 볼링을 하기 시작했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이만한 운동이 없더라고요." 그는 '연예인 볼링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 1000만원(전액 기부)을 획득했을 정도로 수준급 볼러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에만 만족한 것이 아니다. 볼링을 즐기면서 주목한 것이 사용한 공을 닦을 때 마땅한 클리너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자동차용 세척제를 뿌려서 공을 닦기 마련인데 세척제가 볼러(볼링 동호인) 손에 묻으면 손이 상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손소독제만 써도 알코올 성분 탓에 손이 건조해지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불편함을 감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2019년 아예 공에 남은 오일, 지저분한 얼룩 등을 말끔히 세정하고, 살균까지 해주는 친환경 에탄올 티슈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 개별 포장 볼링공 전용 티슈인 '볼 샤워'(Bowl Shower)다.
자신이 즐기던 볼링을 활용한 첫 번째 사업이 성공하자 그의 사업가 본능이 더욱더 용솟음 치기 시작했다. 이번엔 볼링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사업을 떠올렸다. 그때까지 볼링은 함께 간 일행 안에서 즐기는 것이 전부였다. 서 대표는 그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다른 볼링장에서 플레이하는 볼러와 경쟁할 수 있는 실시간 매칭 플랫폼이다. "같이 할 사람이 없을 때 혼자 볼링을 치면 솔직히 재미가 없거든요, 이럴 때 저처럼 혼자 볼링을 쳐야 하는 다른 볼러와 원격이라도 경기를 벌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이를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볼링장에서 제각기 플레이하는 볼러들이 바로 한 볼링장에 있는 것처럼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했고, 이에 함께할 볼링장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정 앞에 장애물은 없었다. 이미 볼 샤워로 볼링계에서 신뢰받는 서 대표가 펼치는 새로운 사업답게 올해 출범한 한 '핀공'(PinGong) 플랫폼은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경기 양주시, 인천 남동구·서구, 경기 안산시·부천시, 대전 동구·서구 등지에서 8개 가맹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 "이게 뭐지?" 하며 호기심에 참여했던 볼러들도 '팀 대항전', '개인 대항전' 등을 펼치는 등 기존 볼링의 한계를 뛰어넘는 게임 방식에 열광했다. 원거리 상대 볼러의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전국 랭킹도 매겨지는 게임 시스템에 매료됐다. 서 대표는 "일단 스타트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멀었습니다"고 잘라 말한다. 가맹점을 더욱더 늘려 더 많은 볼러가 더 즐겁게 볼링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은 기본이다. 볼링과 다른 종목 동호인이 함께 경쟁하는 그림까지 그린다.
같은 방식으로 사격과의 이종 게임도 벼르고 있다. 볼 샤워의 살균, 세정 영역도 양궁, 낚시, 바이크 등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볼 샤워는 이미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본고장 미국과 동남아 수출도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6월 USBC(미국 볼링 협회)로부터 제품 승인을 받았다. 전 세계 볼링 대회에서 사용 가능해진 것으로 국내에 볼링 관련 제품 중 첫 쾌거다. 서 대표가 품고 있는 사업 구상은 정말이지 볼러가 쓰러뜨려야 할 볼링 핀 수만큼이나 많다. "궁극적으로는 볼러들이 각자의 집에서 가상의 볼링을 하고, 이를 온라인 플랫폼에 모아 즐기게 하는 것으로 핀공 플랫폼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도 할 것입니다. 제대로 구현해야 하므로 착실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문득 배우라는 본업을 사업에 활용할 생각이 정말 없는지 궁금해졌다.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활용해야죠. 제 자산이자 경쟁력인데요. 다만 사업을 키우는 데 직접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볼링을 국내에서 골프, 테니스에 못지않은 인기 레저 스포츠로 키우는 데 사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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