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유로화 20년래 최저치..."추가 하락 가능성 높아"
러시아發 가스공급 차단 우려에…치솟는 인플레미국과 금리차도 원인…중국 성장 둔화 영향도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유로화가 미국 달러 대비 20년 만에 최저치인 0.9903달러까지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유로화는 1유로 당 0.990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일차적인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네덜란드 에너지 선물시장에서 9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허브의 가스 선물 가격은 19% 급등해 1메가와트시(MWh)당 291.5유로까지 상승했다. 5주 연속 상승세다. 유럽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오는 31일부터 정비하면서 가스 공급을 사흘 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대륙을 덮친 폭염으로 수력 발전에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은 유럽 내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1년 전 가스 가격은 30유로 수준으로 현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차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더디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유로화 약세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루이스 코스타 씨티은행 전략가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ECB는 매파적인 경로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이런 계획이 사라졌다"며 "ECB가 금리를 인상할 여지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인상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여전히 수용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내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염려하면서도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부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에 그치면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코스타는 "거시 경제 상황을 볼 때 유로화는 더 하락할 것"이라며 "유로화가 20년 만에 최저치를 넘어 더 평가절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