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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도 매수 실종"…부동산 빙하기 진입 [부동산 긴급 진단①]

등록 2022-08-27 06:30:00   최종수정 2022-09-13 0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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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사상 첫 네 번 연속 인상…주택 매수심리 위축

올 하반기 금리 추가 인상 예상…거래절벽 갈수록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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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금리 인상과 추가 하락 전망에 매수자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집값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등 주택이 밀집한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2022.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자 부담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위축되면서 사실상 거래가 끊겼고, 집값 하락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고, 매물이 점점 쌓이고 있다.

특히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낙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강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다양한 하방 요인들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5일 연 2.25%인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4·5월 0.25%p씩 다섯 차례 오른 데 이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이 단행됐다. 네 차례 연속으로 인상을 단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0.50%p 더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로 오르면 대출 금리는 7~8%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3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 거래 비중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자료를 통해 아파트 매매 거래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하락 거래 비중은 54.7%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41.5%) 대비 13.2%p 상승한 수치다.

집값이 급등했던 2020~2021년만 해도 하락 거래 비중은 20~30%대를 기록했고 상승 거래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다. 올해 3분기 전국 하락 거래 비중은 48.6%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는 서울 3333건, 전국 7만4902건으로, 2013년 이후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 거래의 비율이 늘어나는 최근의 동향은 아파트 시장 침체기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고금리와 불경기 등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아 거래 감소와 하락 거래 위주라는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사실상 끊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33건(2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지난 2월 세웠던 역대 최저 기록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090건 ▲2월 820건 ▲3월 1430건 ▲4월 1755건 ▲5월 1748건 ▲6월 1079건 ▲7월 63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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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부동산원은 8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14%, 전세 가격은 0.13% 하락해 전주 대비 각각 0.05%포인트, 0.06%포인트 떨어졌다고 25일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집값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 5월 다섯째주(-0.01%)부터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9%) 대비 -0.11% 떨어지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9년 3월 1주(-0.1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노원구(-0.23%)는 공릉·중계·하계동 위주로, 도봉구(-0.22%)는 쌍문·창동 위주로, 성북구(-0.21%)는 길음·보문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또 금천구(-0.11%)는 독산·시흥동 위주로, 송파구(-0.10%)는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10%)는 문래·당산동 위주로, 관악구(-0.09%)는 봉천동 위주로 하락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계속되고 거래 절벽도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금리가 또 오르면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거래량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가 계속 오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의 침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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