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투자①]4%까지 오른 발행어음, 인기 치솟아
올해만 4조 넘는 자금 유입…전년비 56%↑연 4.5% 특판, 나흘 만에 전량 소진[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기준금리 3%를 내다보는 고금리 시대에 증권사 발행어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연 4% 이상의 이자에 힘입어 발행어음 잔고가 올해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증권사가 이벤트로 진행한 4.5% 특판에는 빠르게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11조6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잔고(7조4646억원) 대비 4조1962억원(56.21%) 증가한 수준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발행어음의 잔고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고금리 시대의 영향이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는 연 1.55% 수준에 불과했다. 후발주자였던 일부 증권사가 공격적으로 2%에 가깝게 상품을 내놓았지만 역마진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현재 이들 증권사의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평균 연 4.10~4.15%까지 올라갔다. 1년 만기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사가 4.1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은 4.1%다. 6개월 약정으로는 연 3.0~3.6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발행어음의 가장 큰 장점은 은행과 달리 가입 조건이 없다는 점이다. 통상 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은 자동이체나 특정 신용카드를 사용해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뱅크를 통해 내놓은 연 4.5% 금리의 발행어음은 나흘만에 한도 2000억원이 판매됐다. 출시 첫날에는 286억원이 판매됐으며 3일차에 판매액 1000억원을 넘겼다.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4일차에 전량 소진됐다. 일평균 판매액은 약 500억원으로 집계됐고, 토스뱅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약 1만명에 달했다. 당시 특판 발행어음의 가입자 연령대별 비중은 40대가 28%로 가장 높았고, 50대 비중은 27%로 집계됐다.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44세였다. 발행어음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시 발행어음의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와 발행어음 금리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다면 5%를 넘는 발행어음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 전 중도 인출시 약속받았던 것 대비 30~50% 수준의 수익률만 받아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적립식 발행어음의 경우, 중도해지 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