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정점 지연 언급…금리인상 내년까지 이어지나
한은 "고인플레이션 고착화시 더 강력한 통화정책 필요""빠르고 큰 폭 금리인상으로 인플레 기대 억제해야"
8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국제유가 전망,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올해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동안 물가 정점이 늦어도 9~10월에 올 것으로 봤으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하는 등 2009년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물가 정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을 바꿨다. 한은은 그간 높은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던 국제원자재가격 급등과 공급차질은 최근 다소 완화됐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 달러화의 강세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물가의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위해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내년까지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고물가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3월 4%를 웃돈 후 빠르게 높아져 6월에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하는 등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3%대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대에서는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서는 등 상승속도가 빠르게 가속됐다. 공급 요인뿐 아니라 수요 압력도 커져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더 강력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보다 빠르고 큰 폭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을 선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주요국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대부분은 고물가에 대응해 빅스텝 인상을 결정했다"며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올해 말까지 물가상승 추세가 안정된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한은이 내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금리가 3.25%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상 사이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며 "올해로 인상이 끝나지 않고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 종착지가 3.2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