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포기 1만원 육박…김장 앞둔 대전 상인·소비자 한숨

【대전=뉴시스】박우경 기자 = “배춧값이 비싸서 사가는 사람이 없어요. 시든 것 좀 봐요. 제 마음도 시들어가요.”

25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박모(67)씨는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전지역 배추 주 판매처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 따르면 배추 수급 불안과 판매량 저조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이은 태풍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까닭이다.

주부들은 고공행진을 벌이는 배춧값 때문에 올해 김장이 걱정스럽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김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배추를 찾는 고객들이 없다며 입을 모았다.

중앙시장 상인 김모(54)씨는 “보통 이맘때면 겉절이 등을 담가 먹으려고 배추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작년보다 30-40%나 올라 사가는 사람이 없다”며 “대형마트보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는데도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형마트는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 잦은 태풍 때문에 배추 작황이 전국적으로 좋지 않아 물량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 배추 판매대에는 고랭지 배추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그것마저도 높은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늘 판매하는 배추 물량은 이게 전부”라며 “전국적으로 배추양이 많이 줄어서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주부들은 김장을 할지 망설이고 있다.

주부 정모(53)씨는 “매년 늦가을마다 친정집 모여 200-300포기 배추 김치를 담그고 나눠 먹었다. 하지만 올해는 배춧값이 올라 김장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올해는 가족들과 상의해 김장 규모를 줄이던지, 아예 김치를 구매해서 먹던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고랭지 배추 1포기 가격은 9626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평균 배춧값인 4574원과 비교해 두배 가량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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