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PEC+ 감산 반발…"근시안적, 러시아와의 협력"(종합)
"실수이자 잘못된 판단"…'사우디 관계' 질문에는 직답 안 해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오펙플러스의 근시안적 결정에 실망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오펙플러스는 이날 33차 각료급 회의를 열고 오는 11월부터 지난 8월 대비 생산량을 일 200만 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9월 결정 감산량인 10만 배럴의 20배에 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펙플러스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게 백악관이 비판하는 부분이다. 백악관은 아울러 "세계 에너지 공급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도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번 결정은 이미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비틀거리는 중·저소득 국가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에 대한 오펙의 통제를 줄일 추가 조치·권한을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가 인하 노력에 대한 설명도 뒤따랐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가를 비롯한 물가 안정과 인플레이션 저지에 주력하고 있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업무는 미국 휘발유 가격 인하를 도왔다"라며 "초여름부터 휘발유 가격은 1.2달러 상당 떨어졌고, 오늘날 주유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가격이 갤런당 3.29달러"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지시로 에너지부는 다음 달 추가로 1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배출할 것"이라며 "지난 3월 대통령이 지시한 역사적인 방출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추가 조치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아울러 "이날 발표는 미국이 외국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일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라며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 및 관련 투자 작업 등을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날 플로리다행 기내브리핑에서 "오펙플러스가 오늘의 발표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사우디가 미국 입장에서 믿을 만한 파트너라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2020년 대선 기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를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전 세계적 유가 상승 국면에서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도 주먹 인사를 했다. 이에 "바이든이 주먹 인사로 사우디 왕세자의 '왕따 시대'를 닫았다"라는 비판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해당 질문에 "오펙플러스의 결정은 실수이자 잘못된 판단"이라고 답했다. 다만 미국과 사우디 관계 자체에 관한 질문에는 "나는 이 특정 결정에 관해 말할 수 있다. 이는 근시안적인 결정"이라고만 했다. 이번 오펙플러스 결정에 앞서 산유국과 충분히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생산국과 소비국 양쪽 파트너와 언제나 접촉한다"라고 답했다. 또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이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향후 유가 안정 전략으로는 서부·중부 정유사 가동 촉진을 거론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 기업은 역사적으로 큰 도·소매가 차이를 줄임으로써 주유소 가격을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