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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진석·이재명 친일 공방…"반일 선동" VS "친일파 주장"

등록 2022-10-11 22:00:00   최종수정 2022-10-13 11: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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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를 두고 친일 설전을 벌였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인식은 일제가 제국주의로 조선에 침략할 당시 명분으로 삼았던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다시금 그런 언어가 사용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제국주의 일제의 침입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그런 주장들을 여당 대표 입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자위대가 아닌 일본 해군이란 표현에 제대로 항의도 못 하는 정부 여당을 보면서, 이러다 일본 평화 헌법 개정에 동의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가 앞장서 일본 군대를 인정하고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으로 가려는 의도를 가진 건 아닌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의 규탄 발언은 회의 중에도 쏟아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긴급 안보 대책 회의에서 "정 비대위원장은 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라며, 일제가 조선 침략의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집권 여당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굴욕적 정상외교에 이어 집권세력의 굴종적 대일관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강민정 의원은 "우리나라는 36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당했고 현재도 독도 문제로 영토 분쟁을 겪는 상황"이라며 "여당 비대위원장은 일본군의 침략으로 조선이 망한 게 아니라는 역사적 충격 발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자주적 전시작전권을 갖지 못한 상태"라며 "만에 하나 전쟁 상황이 발생하면 수십만 젊은 군인, 5000만 국민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기 의원도 "정부 여당이 할 일은 대일 외교다. 원칙을 분명히 천명하고, 원칙 있는 외교를 통해 친일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제발 자중하길 바란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도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우리 조상들의 희생과 헌신을 허무하게 만드는 충격적 주장을 어떻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그것도 여당의 최고 수장이 할 수 있는 말인지 충격에 입을 다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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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1. [email protected]


반면 정진석 위원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연한 이치인데 친일 프레임을 씌워 여론을 선동하고 왜곡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논평에 대한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며 "제 고향이 공주다. 공주 우금치에서 동학 농민군 10만명이 일본군에게 학살당한 곳이다. 나만큼 일본의 국권 침탈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이 선제타격을 운운할 정도로 화급해졌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나"라며 "자유주의 연대와 힘을 합쳐 막아서야 할 것 아닌가. 우리가 중국,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해야 하나. 미국 아니면 일본과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며 "오늘부터 일본에 무비자 입국이 전면 허용된다. 하네다 공항으로, 간사이 공항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민주당 주장에 동의하겠나. 제발 좀 정신 차리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한·미·일 3국의 동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을 '극단적인 친일행위'라고 비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반일 선동'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해 "법치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반일선동의 삐에로 복장을 입었더라도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여전히 수사 대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결코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성실하게 수사받으면서 자숙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기현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가짜 평화 쇼를 벌이며 국민 생명과 국가 안보를 정치 장사의 제물로 삼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대역죄인이다. 즉각 석고대죄하기를 촉구한다"며 "북핵은 대한민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느니, 북핵은 공격용이 아니라 단지 북한 체제 방어용이라 지껄이던 세력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힐난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같은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위기적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죽창을 들고 친일몰이를 하는 게 아닌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훈련을 친일몰이로 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라며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에 컴플렉스가 있는 나라도 아니고 당당히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위대한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서울 하늘에 인공기가 펄럭거려도 좋다는 말인가"라며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 공유, 자체 핵무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테이블 위에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도 모자랄 판에 어이없는 욱일기 논쟁"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중국, 북한의 눈치나 보고 굴종하는 이 대표 안보관과 국방정책은 대체 무엇이냐"라고 직격했다.'한미일 군사동맹'이라는 단어에 대해 "중국이 우리에게 3불(사드 추가 배치 금지·미 MD 참여 금지·한미일 군사동맹 금지)을 강요할 때 쓰던 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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