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감내 수준 넘겨…기업 생존 걱정"
대한상의, 최근 경제상황 관련 기업 자금사정 조사"대출금리 안정화, 다양한 자금조달 길 열어줄 필요"[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10년 만에 기준금리 연 3%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3.0%로 오른 것에 대해 "기업이 손익분기를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제는 투자위축을 너머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에서 3%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고, 8월에도 0.25%p 올렸는데 10월 들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반면 대한상의에 따르면 기업들이 손익분기를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2.91%'다.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경제상황 관련 기업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1순위 자금조달 수단이 '은행·증권사 차입'이라는 기업이 64.1%로 조사돼 은행대출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유보자금(23.9%), 주식·채권 발행(7.1%) 대비 높은 수준이다. 대한상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제조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리지만, 금리인상 여파로 이자 부담은 다시 커지고, 이에 자금사정 악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3.3%는 '이자부담 증가'를 자금운용상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상의 김현수 경제정책실장은 "고금리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이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으로 기업들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이 나빠지고 있다. 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897개 제조업 상장사의 분기별 현금흐름보상비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45.6%로 작년 2분기 대비 43.8% 감소했다. 이 비율은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48조9000억원에서 31조2000억원으로 36.2% 감소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60조8000억원에서 71조4000억원으로 17.4% 늘어났다. 기업 부채 증가 속도도 빠르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43개국 중 15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의 19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강석구 조사본부장은 "국내 경기상황을 고려한 통화정책과 단기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을 늘리고, 기준금리와 시중금리와의 갭을 줄이고,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금융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