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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에 어린이까지 가세…"전례없는 일"

등록 2022-10-18 11:37:38   최종수정 2022-10-24 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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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 체포 평균 15세…단속 잔인·폭력적"

보안군에 살해된 총 144명 중 16% 어린이

교도소 사망자 8명 늘어…구금자 탈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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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이란 영사관 밖에서 이란 여성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2.10.18.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여대생 히잡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10대 학생들을 넘어 이례적으로 어린이까지 가세하고 있다. 정치범 수용소인 '테헤란 교도소' 폭동 사망자도 8명으로 늘어나는 등 이슬람 공화국 종식 요구로 번지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CNN은 국영IRNA통신을 인용해 "최근 시위로 체포된 사람들의 평균 나이가 15세"라고 보도했다.

이란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서 촉발된 '히잡 시위'가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아미니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며 반박해왔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 차단에 이어 무력진압에 나섰지만 학생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테르한 나르막 지역 고등학생들은 히잡을 벗고 "독재자에게 죽음을"을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앞서 당국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구금해 정신병원과 다름없는 교육시설(mental health institution)에 이송하면서 논란이 됐다.

시위가 한달을 넘어가면서 참여 연령대가 더 낮아지고 있다. 심지어 어린이들까지 참여하며 사망자가 속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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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AP/뉴시스]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이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의사당 앞에서 이란 히잡 시위와 연대해 시위하고 있다. 이들은 "이란 여성과 함께" "여성의 자유"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2022.10.06.

CNN은 "학생들이 엄청난 규모로 항의하고 있으며, 이는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인 타라 세페리 파는 "학교에서 목격되고 있는 시위에는 또 다른 층이 있다"며 "이란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이란 보안군에게 살해된 이들은 총 144명이며, 이중 16%가 어린이로 추정했다.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살해된 어린이는 최소 23명으로 기록했다. CNN은 독자적으로는 사망자수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단속이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며 "소년들 대부분이 보안군이 불법적으로 쏜 실탄에 사망했다. 보안군에게 치명적으로 구타를 당해 사망한 소녀 3명과 소년 1명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유엔의 어린이기구 유니세프는 이란 시위 속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시위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그 모습도 이슬람 공화국 종식을 요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앞서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4명에서 최소 8명으로 늘어났다고 CBS뉴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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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다. 이란 당국은 정치범과 반정부 인사들이 수용된 교도소 화재로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2.10.17.

15일 에빈 교도소에서 수감자와 교도관 사이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으며 화재로 이어졌다. 불은 몇 시간 뒤 꺼졌지만 어떤 구금자도 탈출하지 못했다고 국영 언론은 전했다.

에빈 교도소는 반체제 인사들과 외국인을 가두기 위해 50년 전 세워진 정치 교도소란 점에서, 전문가들은 시위가 단순 반정부 시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1979년부터 시작된 이슬람 통치의 종식을 요구하는 시위로 변모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곳에는 보안관련 혐의자부터 서방국가와 관련된 정치범들도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CBS뉴스는 "이란 당국은 모든 사망자들이 절도 혐의로 구금됐으며, 화재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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