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배상책임보험 70억…카카오 구상권 부담 커지나

[서울=뉴시스] 오동현 남정현 기자 =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피해보상이 논의 중인 가운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책임이 있는 SK㈜ C&C와 서비스 주체인 카카오가 벌써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가 SK㈜ C&C와 손해 배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난 17일 SK㈜ C&C는 '불의의 사고'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 공방을 예고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계열사들은 이용자 보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내 아이템 및 재화를 보상안으로 제시했고, 멜론은 1500원 상당의 이용권을 지급한다고 안내했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 이용 기한을 72시간 연장하고, 서비스 장애 기간 만료된 캐시도 재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서비스 중단 등 카카오 측이 입은 사업 피해 규모만 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카카오의 예상 매출액을 일할 계산해 단순 사업 피해 규모를 추산한 금액이다. 피해를 입은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까지 포함하면 카카오가 입게 될 손실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자사 서비스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준 후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쟁점은 화재 사고의 책임이 있는 SK㈜ C&C가 어느 범위까지 손해배상을 해야 되는 지 여부다. SK C&C는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여러 종류의 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해 뒀다. 다만 SK㈜ C&C가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인명·재물 손괴 피해를 배상할 수 있는 일반 배상책임보험의 보상한도는 7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카카오의 구상권 청구 규모에 따라 SK㈜ C&C가 책임져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 C&C의 배상 범위에 대한 법정 다툼의 여지는 있다. SK㈜ C&C가 17일 공시를 통해 "판교 데이터 센터는 관련 법의 안전 규정에 따라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 왔다"며 불의의 사고인 점을 강조한 만큼, 카카오의 과잉 구상권 청구를 주장할 수도 있다.

화재 사고 초기 대응을 두고도 양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는 SK C&C가 협의없이 통보식으로 데이터센터 전체 전원을 일시에 차단했다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 C&C 관계자는 "소방당국의 요청과 비상상황에 따른 매뉴얼대로 화재 진압에 대응했다"며 "감전 사고 등 인명 피해를 우려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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