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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상②]커지는 대외 불확실성…내년 더 혹독한 '수출 한파' 덮치나

등록 2022-11-06 07:00:00   최종수정 2022-11-14 09: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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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역의 수출 증가율 둔화하거나 감소

美·EU 긴축, 中 경기 침체 겹쳐 내년도 우려

IMF, 내년 韓수출 증가율 0% 수준으로 예상

반도체도 中 자급자족, 메모리 한파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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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9.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수출이 2년 만에 역성장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는 1등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나란히 줄어든 탓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제가 고유가, 금리 상승,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위축이 지속되면 내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별 수출은 유럽연합(EU) 수출액만 두 자릿수(10.3%) 증가세를 보였을 뿐, 그 외 주요 지역은 모두 둔화하거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최대 교역 시장인 중국 수출은 4개월째 감소세였고, 대(對) 미국 수출도 9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또한 지난달 한 자릿수 증가율로 둔화된 인도(-0.3%)와 아세안(-5.8%)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 수출도 13.1%나 줄었다.

나아가 주요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이 커지며 내년 수출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긴축 정책으로 수요가 쪼그라들고,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성장세가 저하되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은 중국이 확실한 신호 없이는 경제 회복이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충격으로 선제적으로 악화된 대중국 수출 개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1인 체제를 확립한 이후 경제 성장보다 '공동 부유', '독자 사회주의 노선' 등 이념주의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는 수출 감소의 시작이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무역적자는 에너지 수요가 집중되는 내년 초 이후로 완만한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수입 시장이 줄며 내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0%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 태평양국장은 최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중국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지역의 수입 수요가 유지됐지만 내년부터는 상품과 서비스 수입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한국 수출은 올해 3%대 후반에서 내년 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품목 측면에서 살펴보면 '달러 박스' 역할을 해온 반도체의 부진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자동차(28.5%)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 수출이 부진했다. 반도체(-17.4%)와 컴퓨터(-37.1%) 등 품목은 감소 폭이 커지고, 석유제품(7.6%) 증가율은 50%대에서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석 달째 감소세인 데다 월 수출액 규모가 100억 달러를 밑돌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중국 시장 위축에 타격이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에 속도를 내며 반도체 수출 둔화가 고착될 수 있다"며 "반도체 단가도 낮아지고 물량도 줄며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역적자의 원인인) 원유,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수출에서 반도체가 꺾이는 게 굉장히 불길한 상황"이라며 "2023년도 경제에 먹구름이 낀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혹한기를 맞은 만큼 사업 구조 재편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 낸드플래시 등 제품 가격이 전 세계 수요 약세, 재고 누적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17.6% 늘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35.7% 급감했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기업의 과감한 혁신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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