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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유통가 뉴파워]② 새해도 '여풍당당'…"시장 트렌드 선도"

등록 2023-01-01 12:00:00   최종수정 2023-01-09 09: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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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롯데멤버스·CJ올리브영·11번가 등 여성 CEO 기용

동원그룹, 그룹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 발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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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제공 = 각사) 2023.01.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새해 유통가에도 여성 인재들이 잇따라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거센 여풍(女風)이 불 것으로 보인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CJ올리브영, 11번가, 롯데멤버스, 시세이도코리아 등은 새해 여성을 CEO로 기용해 경영 활동을 펼친다.

LG생건 이정애 사장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두개나 갖고 있다. LG생건 공채 출신 최초의 여성임원이자, LG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이다.

1986년 입사해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이 사장은 이후 헤어케어, 바디워시, 기저귀 등 다양한 제품군의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2015년 말부터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후', '숨', '오휘'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켰고, 2019년엔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LG생건은 이 사장에 대해 '디테일한 면까지 꼼꼼히 챙기는 여성으로서의 강점 뿐 만 아니라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 사장이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은 2016년 '후' 단일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코카콜라음료 대표로 취임과 동시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년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사장은 중국 봉쇄 영향으로 악화하고 있는 LG생건의 실적을 개선할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780억원, 5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44.5% 줄었다.

이 사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코카콜라 가격 인상을 선택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생건은 내년 1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의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정기인사를 통해 외부 여성 임원을 계열사 대표로 발탁했다. 주인공은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로, 신한금융지주 출신이다.

김 대표는 금융·제조·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삼성전자와 KT를 거쳐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지냈다.

김 대표는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롯데그룹 유통군의 미래경쟁력 핵심인 롯데멤버스의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받았다.

 롯데그룹은 "여성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양성 헌장 공표를 시작으로 약 10여년간 여성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여성임원은 47명(구성비 7.1%)이 됐다. 이는 전년에 견줘 12명이 늘어난 수치다.

롯데에서 새로 승진이 된 여성임원으로는 롯데제과 정미혜 상무보,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백화점 한지연 상무보, 롯데홈쇼핑 김지연 상무보, 롯데건설 이정민 상무보, 롯데에이엠씨 윤영주 상무보 등 총 6명이다.

CJ그룹도 이선정 영업본부장을 CJ올리브영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그룹 내 최연소 대표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이 대표는 2006년 올리브영에 상품기획자(MD)로 입사해, 15년 이상 MD 전문가로 일했다. 올리브영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더욱이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해 기존 성장 전략을 일관성 있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올리브영이 시장에서 제 값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임무를 맡았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초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상장 추진을 잠정 철회한 바 있다.

올리브영은 증시 상황이 회복되는대로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만큼, 이 대표가 그동안 올리브영의 기초체력을 얼만큼 단단히 쌓아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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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안정은 11번가 대표, 양근혜 시세이도코리아 대표 (제공 = 각사) 2023.01.01. *재판매 및 DB 금지

SK그룹 계열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도 CEO에 안정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발탁했다. 1975년생인 안 대표는 11번가 최초의 여성 CEO다. 하형일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뤄 11번가 경영을 이끈다.

야후코리아, 네이버, 쿠팡, LF 등을 거친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로 11번가에는 지난 2018년 신설법인 출범 시기에 합류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동영상 리뷰 서비스 '꾹꾹' 등을 담당했다. 안 대표 역시 11번가가 IPO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상장 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규 서비스 확대 및 악화된 영업 손실 규모 축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설립된 시세이도코리아도 양근혜 부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시세이도코리아 설립 이래 최초의 여성 리더인 양 대표는 존슨앤드존슨, 로레알, 클라란스, 더바디샵, 쿠팡 등 뷰티 및 소비재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브랜드 성장과 실적 턴어라운드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쿠팡에서는 쿠팡 최초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입점을 성공시킨 바 있다.

현재 시세이도 공식 유통채널이 백화점과 온라인 백화점몰에 제한돼 있는 만큼 양 대표는 디지털라이제이션과 비즈니스 채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양 대표 선임 후 시세이도는 쿠팡 럭셔리관에 입점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이밖에 동원그룹은 최근 진행한 정기인사에서 그룹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을 발탁해 주목 받기도 했다. 상무보로 승진한 이영란 동원씨앤에스 유통영업부장은 1992년 고졸 공채로 입사, 2018년부터 유통영업부장으로 근무하며 현장 교육을 통한 판촉 역량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으며 임원 자리에 올랐다.

한편 기존 유통 업계 여성 CEO는 창업주이거나 오너 일가와 관련한 인사들이 많았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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