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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면하려다 영끌거지 돼"…'영끌족' 비명 더 커진다

등록 2023-01-04 06:30:00   최종수정 2023-01-05 14: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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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8% '돌파'

상반기 금리 인상 계속될 듯…이자 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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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아트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2022.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금이라도 집 팔고 싶어요."

지난 2021년 10월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아 서울 성북구에 내 집을 마련한 박모(37)씨는 뉴시스 취재진에게 "금리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라 이자 감당하기도 벅차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요즘 주변사람들로부터 영끌거지 됐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집을 팔고 싶은데 금리는 오르고, 거래는 안 되니 매일 매일 허덕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새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영끌족들의 비명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새해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영끌족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부담해야 할 이자는 갈수록 커지는데,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사실상 거래가 끊기면서 처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전날 기준 5.27~8.12%를 나타냈다. 금리 상단이 지난해 말 7% 후반대에서 올해 8%를 넘었다. 지난해 첫 영업일인 1월3일 당시 3.57~5.07%였던 것에 비해 1년 만에 금리 상단이 3.05%p 상승했다.

예를 들어 5억원의 변동형 주담대를 30년 만기·원리금 균등상환으로 받았을 경우 금리가 5%에서 8.12%로 오르면, 매월 은행에 내는 원리금은 약 268만원에서 약 371만원으로 오른다. 한 달 이자가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1년 동안 2%p 상승했다. 미국은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0.5%p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p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0년 10월(1.25%p) 이후 22년여 만의 최대 폭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통화 정책 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일반 가구 중 주택소유 가구는 1206만3000가구로, 1년 전(1173만 가구)보다 2.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의 전국 평균 주택 소유율은 56.2%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집이 없는 무주택 가구는 938만6000가구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던 집값을 감안하면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부동산 고점에서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집값 급등 시기에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으로 집을 샀다가 대출 이자가 상승하면서 갈수록 이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2030 젊은 영끌족들의 매출 출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내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주담대 금리 상단이 9%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 부담을 느낀 영끌족들이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잇단 금리 인상으로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부터 이자까지 부담이 커진 영끌족이 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추가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택 매수세가 전체적으로 위축됐다"며 "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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