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이 지원한 탱크들, 게임체인저 될까
美 에이브럼스, 뛰어난 장갑·운행 능력 장점獨 레오파르트2는 에이브럼스와 성능 비슷연료 효율 낮고, 유지보수 어려운 단점도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알자지라,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독일의 레오파르트2(레오파드2) 탱크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이브럼스, 뛰어난 장갑·운행 능력…"레오파르트2는 쌍둥이" 먼저 전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은 이 탱크들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1991년 처음 전쟁에 사용된 M1 에이브럼스는 이후 수 십 년 간 미군의 주력 전차로 사용돼 왔다. 총 4명을 태울 수 있고, 120㎜ 주포와 7.62㎜ 기관총을 장착했다. 1500마력(1119.4kW) 터빈 엔진으로 시속 68㎞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핵·생물·화학 무기(NBC) 방호 장치도 갖췄다. 또 현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향상된 장갑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걸프전 이후 에이브럼스에 탑승했던 미군들이 '높은 생존성'을 칭찬했다면서 "여러 군인들이 정면 공격을 받았으나 최소한의 손상을 입었다"는 증언을 전했다. 또 에이브럼스의 운행 능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에이브럼스에 탑승한 한 육군 중위는 인터뷰를 통해 폭설이나 진흙 등 거의 모든 지형에서 탱크를 운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NYT는 러시아 탱크의 경우 에이브럼스에 비해 디젤 모터로 구동돼 일반적으로 더 작고 느리며, 장갑 능력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또 에이브럼스의 120㎜ 주포가 산탄포 등 다양한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1979년 처음 도입된 레오파르트2는 이후 여러차례 업그레이드되며 세계 최고의 탱크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차다. 연료 보급이 쉽고, 최대 340㎞를 주행할 수 있다. 에이브럼스와 동일하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인 120㎜ 포를 사용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70㎞이고, 탄약을 탑승 군인과 분리하는 등 보호 기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알자지라는 "레오파르트와 에이브럼스는 쌍둥이"라는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두 탱크 모두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된 전차들보다 강하다고 보도했다.
두 탱크가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가진 반면 분명한 취약점도 존재한다. 에이브럼스의 경우 엔진 작동을 위해선 수백 리터의 연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A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 당 4.7ℓ가 필요할 것이라며, 에이브럼스와 달리 연료 트럭은 눈과 진흙을 뚫고 돌진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에이브럼스의 터빈은 공기를 빨아들이는데, 전장에서 잔해로 인해 통풍구가 막히면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에이브럼스는 매우 복잡한 장비"라는 전문가의 말도 전했다. 이같은 단점과 같은 맥락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에이브럼스를 다루려면 수개월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AP통신은 언급했다. 알자지라는 에이브럼스에 대한 예비 부품 확보, 창고 보관, 일반 유지 관리와 같은 물류 인프라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매체 스푸트니크 통신은 에이브럼스와 관련, 미 육군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탱크를 운용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비생산적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또 레오파르트2의 경우 에이브럼스에 비해 연료 효율성, 유지 보수 용이성이 있다면서도 '도시환경에서의 탱크 적합성'과 관련해 독일 내부에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언급했다. 다른 탱크와의 결투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장 환경과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이브럼스와 마찬가지로 레오파르트2도 훈련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다. 가디언은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분석가 요한 미셸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레오파르트2에 대해 훈련을 받는 것은 "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도 지원하기로 한 탱크들이 우크라이나 최전방에 배치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송 과정에서 러시아군의 견제를 피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우크라이나 전장에 도달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과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 전차 지원을 발표했다. 독일이 먼저 레오파르트2 탱크 지원을 발표했다. 자국 내에 있는 레오파르트2 탱크 1개 중대 규모인 14대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독일은 운용·유지·관리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고 약 3개월 후에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독일은 또 이 탱크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폴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자국 내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 탱크를 갖고 있지 않은 네덜란드는 구입한 뒤 공급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정부 발표 후 연방 의회에서 "독일은 미국, 영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무기를 보냈다"면서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있어 항상 최전선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시간 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1개 대대 규모 31대를 보내기로 했다.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함께 공급하고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데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인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엄청나게 새로운 능력"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