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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PD수첩 PD가 만든 '피지컬: 100'…한국 넘어 세계로

등록 2023-02-04 08:48:19   최종수정 2023-02-06 11: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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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넷플릭스 협업…지상파 틀 깨

연애 이어 몸짱예능 전성시대

세계 4위…'오징어게임' 연상

스포츠경기 보듯 생생함 살려

MZ세대 1.5배속 OTT 시청 최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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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넷플릭스 예능물 '피지컬 :100'이 지상파의 틀을 깼다. MBC가 제작해 한 번 놀랐고, 시사·교양물 'PD 수첩' 장호기 PD가 연출해 두 번 놀랐다.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상금 3억원을 두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지난달 24일 공개 후 세계 넷플릭스 4위에 오르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솔로지옥1'(2021)이 한국 예능물 최초로 세계 넷플릭스 10위권에 든 후 두 번째다. 지상파 위기 속 MBC는 넷플릭스와 협업, 국내를 넘어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연애 다음은 몸짱 예능

피지컬: 100은 몸짱 예능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솔로지옥 등 짝짓기 예능물에 이어 몸짱 예능물도 세계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4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피지컬: 100은 세계 넷플릭스 TV 쇼 부문 4위를 기록했다. 공개 이틀 만인 지난달 26일 7위에 진입, 이달 1일부터 사흘 연속 4위를 유지했다. 솔로지옥1 최고 기록(5위)보다 한 단계 높다. 한국을 비롯해 바레인, 홍콩,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카타르, 싱가포르 등 총 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캐나다(2위), 호주·영국(4위), 프랑스(5위), 미국(6위) 등 북미와 유럽에서도 호응을 얻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가 세계 넷플릭스 상위권에 올라도 북미와 유럽에선 외면 받곤 했다. 피지컬: 100은 최고의 몸에 초점을 맞춰 서바이벌 게임으로 재미를 더했고, 자막을 최소화해 한국 예능물 진입 장벽을 낮췄다. MBC가 국내 OTT 웨이브와 함께 만든 '피의게임'(2021)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피의 게임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그쳤다면, 피지컬: 100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탄탄한 이용자가 바탕이 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오징어게임 연상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021)을 떠올리게 했다. 100명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참가자마다 고유 번호가 있고, 진행자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만 등장하는 점이 비슷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을 비롯해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 레실링 국가대표 장은실, 운동 유튜버 심으뜸, 보디빌더 김춘리, 댄서 차현승 등이다. 이들이 축구장 2개 규모의 세트장에서 나이와 성별, 체급을 불문하고 오직 몸으로 대결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매회 반전의 연속이었다. 추성훈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사전 대결인 오래 매달리기에서 1조 27위, 최종 59위를 기록했다. 1대1 데스매치에서 차현승이 몸짱 농부 김경진을 이기고, UDT 출신 'H 에이전트'가 보디빌러 설기관에게 져 탈락하는 등 이변이 잇따랐다.

피지컬: 100은 애초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 스태프만 400명에 이르고, 제작비도 웬만한 드라마 못지 않게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월드 콘서트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유재헌 미술감독, '오징어 게임' 김성수 음악감독, 영화 '기생충' 최세연 의상감독 등이 힘을 실었다. 최근 MBC 박성제 사장은 페이스북에 피지컬: 100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많은 분들이 '지상파 TV는 끝났다'고 하지만, 난 늘 'MBC는 이제 지상파가 아니다. 지상파 채널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얘기한다"며 "피지컬 100은 MBC가 글로벌 OTT를 통해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는 본격적인 도전이다. 올해 내내 같은 도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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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위), 추성훈

◇1.5배속 OTT 최적화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에 최적화됐다. 12세 관람가지만 출연자 문신을 가리거나, 비속어와 욕설 등을 편집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게임을 지켜보며 나누는 대화도 여과없이 내보냈다. 마치 관중들이 스포츠 경기를 볼 때 흥분하며 내뱉는 듯 생생함이 살아 있었다. TV 방송을 보고 포털사이트 실시간톡으로 댓글을 남기거나, 친구들과 나누는 일상 대화처럼 친근해 더욱 몰입됐다. 장 PD가 PD수첩과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019) 등 시사·교양물에서 쌓은 섬세한 연출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최대 장점인 1.5배속으로 보면 재미와 긴장감이 배가 됐다. 보통 영화·드라마는 대사가 중요해 1.2배속으로는 봐도 가장 빠른 속도인 1.5배속으로 시청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피지컬: 100은 몸으로 대결하는 서바이벌로 속도감이 중요한 만큼, MZ세대의 OTT 콘텐츠 영상 빨리 보기 문화에 적합했다.

남녀 성별 대결도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3~4회 선공개 영상에서 이종격투기선수 박형근이 여성인 김춘리 가슴 부위 명치를 무릎으로 눌러 비판을 받았다. 경기를 지켜보던 여성 참가자들이 "가슴" "가슴"이라고 외치자, 박형근은 조용히 하라는 듯 손으로 입을 잠그는 동작을 했다. 남녀 대결에서 급소 공격 시 상대방에게 공을 주는 룰이 있지만,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만 했다. 물론 김춘리는 SNS에 "정당한 대결"이라며 "상금 3억원이 걸렸는데 남녀가 어디 있습니까. 재미있게 봐달라"고 청했다.

피지컬: 100은 총 9부작이며, 4회까지 공개한 상태다.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2편씩 공개하는데, '최종 우승자가 누굴까?'라는 궁금증이 커져 다음 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많다. 장 PD는 "지구 반대편의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며 "기대보다 많은 관심을 줘 놀랍고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다. 1회부터 한 명의 출연자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그분이 탈락하지 않도록 끝까지 응원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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