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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여명' 언제쯤②] "샛별처럼 떴는데" 투자 매력 왜 떨어졌나

등록 2023-02-19 18:30:00   최종수정 2023-02-21 1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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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오아시스 상장 철회하며 투자시장서 과거와 다른 위상 보여

업계 "새벽배송업 막대한 초기 시설비, 높은 고정비·폐기율 부담 커"

일상 회복 이후 오프 매장 복귀 늘어, 새 경쟁자도 계속 진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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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던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들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 신선식품 새벽배송(샛별배송) 시대를 열었던 컬리(마켓컬리·뷰티컬리)와 국내 새벽배송 업계 유일 흑자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오아시스가 올들어 모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2021년 말 컬리는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 수준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하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가에서 컬리의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현재 장외 시장에서 추정 시가총액은 9000억원 대까지 하락했다.

수요 예측 단계에서 막판에 고배를 마신 오아시스는 한때 1조원까지 몸집을 불렸으나, 현재 장외 시장에서 추정되는 시가총액은 그보다 절반  아래로 주저앉았다.

두 기업 상장 철회의 주된 사유로 '갑자기 얼어붙은 투자 시장 상황'이 주로 거론된다.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면 적정 시점에 IPO를 재추진 하겠다는 입장이다.

컬리도 지난달 4일 입장문을 내고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아시스도 상장 철회와 관련, 지난 13일 "IPO 시장이 위축돼 투자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 영향도 있지만, 흑자를 내기 만만치 않은 새벽배송 비즈니스 모델 구조 자체가 높은 가치를 평가 받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업계에선 나온다.

이커머스 사업 자체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까지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데, 특히 새벽 배송의 경우 낮배송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1.5배에서 많게는 2배가량 더 들기 때문이다. 배송 차량 운영비도 높다.

여기에 신선 식품을 보관·배송하기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도 막대한 초기 비용을 필요로 한다. 신선식품 특성상 높은 폐기율도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부 변수 전망도 밝지 않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보기가 어려워지면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반사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점차 일상이 회복되면서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신선식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당시보다 집보다는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도 많다.

경쟁 상대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초록마을 등 새로운 플랫폼들이 속속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의 주말 새벽 배송이 허용될 경우 기존 플레이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치권 내에서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의 투자 시장은 적자를 지속하는 고비용 사업 구조를 기다려 줄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커머스 업체들이 차별화 포인트를 내놓지 못하면 상황이 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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