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입사 위해 '면접 족보'까지 뜬다 [현대차 킹산직⑤]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이번에 지원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아 미리 공부하려고요. 아직 서류접수 기간인데 인적성 검사 대비하신다는 분들도 계시고, 돈 주고 자기소개서 첨삭 신청하셨다는 분도 있어요."

현대차가 10년 만에 생산직 채용에 나서자 지원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서점에는 현대차 생산직 수험서까지 등장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면접 족보 같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생산직 채용 일정과 전형을 발표하고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현대차 생산직 신규 채용은 2013년 전주공장 채용 이후 10년만이다. 특히 이번 채용은 나이·성별·전공 제한이 없어 지원자가 최소 1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7월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생산직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채용 규모는 올해 400명, 내년 300명으로 총 700명이다. 이미 지원자들 사이에선 '킹차갓산직', '킹산직' (현대차 생산직을 높여 부르는 용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대차가 생산직 채용 계획을 발표하자 서점가에는 관련 수험서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예스24가 집계한 2월 넷째주 취업분야 베스트에서 현대차 생산직 수험서는 1위와 3위, 4위에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알라딘서점에선 12위와 14위, 15위를 차지했다.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합격 면접 족보 등 각종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네이버 취업 커뮤니티인 독취사에는 현대차 생산직 채용 공고와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을 별도로 마련했다. 실시간 지원 예정자 조사와 이력서 온라인 첨삭도 진행 중이다.

생산직 채용에 지원했다는 A(28)는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됐다"며 "첫날부터 채용 홈페이지가 다운돼 애를 먹었지만 꼭 합격하고 싶을 만큼 열의가 크다. 합격하면 지금 다니는 곳은 바로 그만 둘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기능직 인력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은 현대차 생산직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취업 가이드를 배포했다. 가이드북에는 채용 일정과 자소서 문항, 주요 사업 분야 등 지원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담겼다.

현대차 생산직 채용은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기존 직장인·공무원들에까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연봉 5000만원인데 이번에 현대차 지원이나 할까", "현대차 생산직이면 공기업, 공무원 그만두고 갈 정도"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으로 960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4042만원)의 2.4배다. 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정년 후에는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이 자동차 전동화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인력 채용이라고 강조했다. 10년만에 실시하는 생산직 신규 채용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류접수는 2일부터 12일까지 11일간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며 서류 합격자 발표는 이달 말이다. 면접은 총 2개 차수로 나눠 1차수는 4월부터 6월 초까지, 2차수는 5월부터 6월 말까지 실시된다. 차수별 1차 면접, 인적성 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등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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