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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만 공격, 미군 방어 가능할까?...WSJ 비관론

등록 2023-03-07 15:25:23   최종수정 2023-03-13 09: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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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모의전투서 미군 큰 피해 발생

2030년 이내 군사력 우위 장담 못해

대비책 서둘렀으나 예산 부족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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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2019년 중국 열병식에서 선보인 중국군의 DF-17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국방부는 2018년 비밀리에 중국과 전쟁에 대비한 워 게임을 실시했다. 당시 중국의 막강한 미사일 공격으로 며칠 만에 서태평양 주둔 미군 기지와 항구가 파괴되고 미 항공모함 전투단이 궤멸하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워게임에 참가했던 한 미 공군 소장은 “중국군대가 이토록 빨리 발전해 우리의 전쟁 교범이 쓸모없어졌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군이 5년 전 중국 및 러시아와의 대결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나 여전히 대비가 돼 있지 못하며 큰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미국의 국방예산이 연 8000억 달러(약 1039조 원)에 달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상당 부분이 쓰이면서 중국에 맞서기 위한 무기 체계 도입 예산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미 국방예산의 효율적 활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군수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미국의 무기 제조 능력이 축소됐다. 조선소들은 해군이 필요로 하는 잠수함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무기 개발은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뒤지고 있다.

지난해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가 실시한 중국의 대만 침공 워 게임에서 일주일 만에 미군 보유 대함 순항미사일이 바닥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군은 또 병력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을 사정권에 두는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는 일이 아직 완료되지 못한 상태다.

미군의 군사적 우위는 압도적인 공군력이 좌우한다. 중국과 전쟁에서 아시아 지역 미군 기지와 항구가 공격당하면 이들 부대에 대한 보급선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동유럽 지역에서 더 준동할 경우 미국과 서방은 2개의 전선에서 핵보유국인 두 나라와 싸워야 한다. 극지방까지 전쟁의 영향이 미칠 수 있으나 미국은 러시아보다 쇄빙선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미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를 압도한다. 그러나 유럽과 중동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미국은 대만 방어를 위해 중국의 사정권 안에서 작전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않고 있다.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해 전략 수로를 장악하고 미 함정의 자유 항해를 방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국방 예산과 함께 중국군의 치명적 능력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공군력, 미사일, 잠수함을 늘리고 현대식 훈련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군은 인공위성을 요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이버전을 통해 인프라스트럭처를 파괴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필리핀과 일본 주둔 미군을 늘리고 중동 배치를 줄이고 있다. 중국의 미사일 공격 피해를 줄이기 위한 분산 배치 전술도 개발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개발 예산은 역대 최대인 1400억 달러(약 182조 원)에 달한다. 이 예산으로 미 본토에서 수천 km 떨어진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미군의 육해공, 우주 전력을 일거에 즉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전력 우위를 보장할 첨단 무기의 상당 부분이 2030년 이전에 개발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중국이 그 이전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태평양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동부 유럽에 대한 유혹을 크게 느낄 것이다.

미 육군 미래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에릭 웨슬리 예비역 소장은 “억지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 미군은 무적의 군대였다. 소련이 붕괴했고 정밀 유도 미사일과 스텔스 기술로 적의 능력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전쟁의 힘을 과시한 직후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은 미국이 보장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1995년 대만총통의 미국 방문에 맞서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미국은 대만해협에 미군 함정을 통과시켰고 이후 2개 항모전단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 위성요격무기, 전자전 장비를 동원해 서태평양 지역 미군 기지와 항구를 공격함으로써 미군의 개입을 원천봉쇄할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장거리 무기와 데이터공유기술로 중국의 미군 억지력을 무력화하자고 제시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미 국방부의 임무가 크게 변했다.

미군은 대테러 전쟁에서 적군의 통신망과 지휘부를 공격해 무력화하는 전술을 선보였고 중국이 이를 배웠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주일 미 공군 장교들이 중국의 방공망이 첨단 전투기로도 침투 불가능할 정도로 강화됐다고 경고했다.

2009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최신형 F-22 전투기 구매를 187대로 제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한 전투기 수요에 200대가 부족한 상태가 됐다. 게이츠 장관은 부시 대통령과 후임 오바마 대통령 모두 중국과 분쟁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으나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2013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2011년 미 의회가 예산 적자 해소를 위해 미군 전환을 위한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후 미국의 중국 및 러시아 대비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미 국방부가 국방전략보고서에서 “대규모 세력 경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만 방어를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해안에서 16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대만을 중국이 점령한 뒤 탈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핵전쟁 우려가 큰 것으로 상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의 대만 점령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을 지난해 국방전략 목표로 삼았다.

2019년 미 국방부에서 다시 실시한 워 게임에서 장거리 폭격기와 미사일을 동원한 “외지 군사력”과 중국 전투기 및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서 싸우는 “내지 군사력”으로 맞서는 방안이 연구됐다. 결과는 두 가지 모두를 동원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것으로 나왔다.

최근 미 합동참모본부가 실시한 워 게임에서는 2020년대 말까지는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할 수 있으나 양측 모두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워 게임은 현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무기체계를 모두 동원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중국과 맞서기 위해 미 해병은 해군의 지상군 전력으로 전환해 서태평양 지역 작은 섬에서 중국 함정을 공격하도록 변화돼야 한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오키나와에 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연안연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육군은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갖추도록 변화돼야 하며 해군은 유인 함정을 355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중국 해군보다 적은 수다. 75년 역사상 보유 항공기수가 최소 수준인 공군은 유인 전투기와 드론 전투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의 개혁은 예산 제약으로 종종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미군 미래전략 연구를 담당하는 한 장군은 중국군을 무력화할 방법은 있지만 “실행하려면 미군이 재탄생해야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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