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후쿠시마 그날 이후②]日여론전 총력...오염수 방류 환영 G7 성명 추진

등록 2023-03-11 06:02:00   최종수정 2023-03-13 11:24:5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해양 방류 투명한 과정 지지" 문구 삽입 요청

주변국 '방류 연기' 요구에 기시다 직접 나서

中친강 "인류 건강 큰 문제"우려...日외무 즉답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2021년 10월17일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 트위터(@kishida230) 갈무리. 2023.03.10.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오염수' 발생은 '현재진행형'이다. 원전 사고 12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매일 오염수가 보관 탱크에 쌓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올 봄 혹은 여름에 해양 방류할 계획이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에도 일본은 방류 성사를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1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올해 주요 7개국(G7)  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내달 삿포로(札幌)시에서 열리는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의 공동 성명에 오염수와 관련 "(해양) 방출을 향한 투명성이 있는 프로세스(과정)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각국과 조율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오염된 흙을 퍼내 모아둔 제염토를 재이용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진척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공동 성명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이는 국내에서도 신중론이 뿌리 깊은 내용"이라며 "(G7) 주요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G7 회원국이 모두 (오염수 문제에 관해 일본과) 뜻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 안전성을 어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로 녹아내린 폐로의 핵심 핵연료(데브리)를 식히는 과정에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핵연료가 남아있는 원자로 건물에 비와 지하수 등이 흘러들어 오염수 발생량은 더욱 늘어나는 중이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해 '처리수'로 부른다. 그러나 정화 처리한 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은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려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탱크에 이를 보관하고 있으나, 곧 탱크가 가득 찰 전망이다.
associate_pic
[후쿠시마=AP/뉴시스]지난해 3월3일 일본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보관 탱크 앞을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2023.03.10.

이에 한국과 중국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태평양 섬나라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을 투명성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올해 1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연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참치 등 어종 공급처인 어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곧바로 달래기에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달 7일 일본을 방문한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 등 PIF 대표단과 직접 총리 관저에서 만났다.

기시다 총리는 대표단에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이해를 촉구했다. "일본 국민 및 국제사회에 대해 책임을 가진 일본의 총리대신으로서, 자국민 및 태평양 도서국 국민의 생활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라며 "사람의 건강 및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형태의 방출은 인정하지 않을 것을 거듭 약속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별도로 브라운 총리와 양자 회담도 가졌다. "일본과 쿡 제도는 태평양에서 맺어진 중요한 파트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방문 했을 때 태평양 도서국 유엔 상주 대표들과 만나 오찬을 가졌다. 당시 일본 외무성은 "하야시 외무상이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 해양 방출에 관해 일본의 입장을 거듭 설명하고, 각국으로부터 이해가 깊어졌다는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에는 친강 중국 신임 외교부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거론하며 "일본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 건강에 관한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측이 책임이 있는 태도로 대응하길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하야시 외무상은 곧바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국제사회에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태평양도서국을 향한 집요한 설득 작전,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에 대한 즉각 반응 등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 여론전에 얼마만큼 적극적인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내달 삿포로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의 공동 성명에 오염수 방류를 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주변국은 물론 자국 어민들도 반발하고 있는 오염수 방류 문제에 일본 정부가 어떤 해법으로 국제여론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