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대전 '후끈'…한국이 승기 잡으려면 [용인 반도체 허브②]
美·中·日,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 눈길대만·EU도 자국 중심 '칩스법' 도입
미래 혁신 산업의 주축인 반도체 공급망을 유치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반도체 업계가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놓고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은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美, '칩스 포 아메리카' 전방위 지원 나서 미국은 이미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칩스 포 아메리카 액트(CHIPs for America Act)'에 서명했다. 이 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연구 개발을 위한 시설 건설 및 현대화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 및 인력 교육을 위한 상무부 소속 민관합동 기구 설치 ▲정부와 산학 협업 강화 ▲반도체 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인재 양성 ▲반도체 공급망 지원과 통신기술 개발을 위한 부처 간 협력 강화 등이 주 내용이다. 2022 회계연도부터 5년간 542억 달러(약 67조원)을 지원하고, 민간 투자까지 합치면 전체 투입 금액은 수 십배로 커질 수 있다. 세부 행정명령을 보면 기업 지원의 6대 고려 사항 중 하나로 제조·혁신 클러스터의 확장을 포함시켜 미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中, 186조원 들여 '반도체 굴기' 진행 중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450억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펀드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업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SMIC와 국영 YMTC다. 2015년에는 반도체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도입했다. 당시 외신들은 최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1조 위안(약 186조원) 이상의 '반도체산업 지원 패키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올 1분기부터 향후 5년 간 반도체 제조설비 투자에 대한 지원 및 세제 혜택 등을 총 망라하는 지원책도 진행한다. ◆日, 반도체 국가전략산업 지정…보조금 지급 일본도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반도체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자국 반도체 소재 및 장비 업체들과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연계를 통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할 방침이다. 대만 TSMC와 적극적인 협력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해 7740억엔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TSMC의 일본 내 첫 번째 생산시설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반도체 공장 건설에 4760억엔(약 4조50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구마모토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로 일명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린다. 최근 일본 내 반도체 제조 산업용 가스·약품 전문업체들은 구마모토현에 새로운 거점을 신설하거나 확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가 지난해 6월 이바라키현에 설립한 반도체 연구개발센터 사업비의 50%(190억엔) ▲키옥시아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이와테현에 짓는 낸드 플래시 반도체 공장 건설 투자금의 3분의 1(929억엔)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D램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금액 3억2000만 달러(3949억원)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목적으로 설립된 라피더스에 700억엔 등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만·유럽도 자국 중심의 '칩스법' 시행 박차 대만도 입법원(한국 국회 격)을 중심으로 '대만형 칩스법'으로 통하는 산업혁신조례 일부법률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지위에 있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R&D 투자액의 25%, 설비투자액의 5%를 법인세에서 감액해준다는 내용이다. 이 법의 수혜 대상은 TSMC 같은 반도체 대기업이 꼽힌다. 또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물·토지·전력·인재 같은 인프라를 분야별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럽도 최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며 입지를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단적으로 올초 EU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진 'EU 반도체칩법(EU Chips Act)'이 있다. 이 법은 반도체 산업에 최대 430억 유로(약 57조원)를 투입해 2030년까지 EU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