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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가구 전세금 떼일라…한은, 정부 DSR 완화에 공감(종합)

등록 2023-06-21 14:53:04   최종수정 2023-06-21 16: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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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반환해야할 전세금 보증금 24.2조

9만 가구는 전세금 반환 어려울 전망

정부, DRS 규제 완화 시사…한은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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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에 따르면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천호)에서 지난 4월 8.3%(16만3천호)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06.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이 2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전세가 하락에 약 9만 가구가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역전세 위기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검토를 시사하자 금융 불안정을 우려하며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  대출받아도 전세금 못 돌려줄 집주인 8만8700가구

한은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올해 3월 수준을 지속할 경우 임대 가구가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연내 2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한은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추정한 결과 2021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가격 조정으로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2021년말 4억4000만 원에서 올해 3월 3억9000만 원으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 가구의 비중은  2.7%에서 5.0%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라나라의 전세 임대 가구는 총 116만7000가구로 한은은 대다수는 보유 금융자산과 추가 차입 등을 통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차입 후에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가구의 비중은 약 4.1∼7.6%로 추정됐다. 숫자로 환산하면 약 8만8700가구에 달한다.

역전세 현상 우려에 정부는 최근 DRS 규제 완화를 시사한 상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부터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DS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원희룡 장관도 지난 12일 "보증금 차액 정도에 한해 DSR을 풀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정부의 금융 불안정을 우려하며 DSR 규제 완화에 수긍하는 입장이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집주인이 금융자산을 팔아서 조달해 갚는게 1차적이지만, 경착륙을 막고 갭투자에 활용하지 않게 유념한다고 하니 지켜보고 있다"면서 "5~7%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 가계대출 상승에…금융 취약성↑

가계와 자영업자 대출이 늘며 최근 금융 취약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금융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는 올해 들어 48.1%로 소폭 상승했다.

금융취약성지수는 2021년 2분기 58.5까지 치솟은 후 3분기 57.2, 4분기 53.7를 기록하고, 지난해 1분기에는  51.9, 2분기  47.4, 3분기 44.9로 내림세였다. 지난 2007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장기평균은 39.4%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국내외 통화 기축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며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최근 주식과 채권 시장 반응으로 금융취약지수가 상승했다"면서 "4월에는 가계 대출이 늘어난 만큼 2분기에도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최근 금융 취약성이 자영업자와 젊은층의 비은행권 대출에 기인한다고 봤다.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034억원으로 2019년말보다 50.9% 늘었다. 한은은 올해 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 취급 기간의 건전성도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다. 저축은행에서는 작년 말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2019년말에 비해  32.5% 증가한 가운데 20~30대의 증가폭(+51.6%)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부총재보는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대상이 은행으로 제한됐다"면서 "비은행까지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제도 개선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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