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생계비 대출...금융당국, 취약차주 구제 추진[청년채무급증③]
청년 등 취약차주에 소액생계비대출, 긴급금융구조 등 가동연체금에 대해서만 이자 부과 '개인채무자보호법'도 추진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민생금융을 취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정상적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지는 취약차주 증가는 민생경제에 큰 부담일 뿐만 아니라 결국 금융권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로 돌아오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코로나19 전인 2019년 대비 20% 늘어난 10조원으로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말부터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을 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을 가동했다. 소액을 구하지 못해 '휴대폰깡' 등 이른바 '내구제대출(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과 같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없도록 서금원이 신청 당일 대출을 내주는 제도다. 대출금리는 15.9%에서 시작하되 성실상환시 최저 연 9.4%까지 낮아지는 구조다.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을 위한 정책상품에 이러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연체율이 한자릿수로 나타나 예상보다 취약차주들이 성실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기준 268억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으며 연체율은 8.8%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이 제도를 설계할 때 비대면으로 사전예약을 하되 전국 46곳의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직접 방문해 차주의 상황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대출이 가능토록 했다. 취약차주가 '몰라서 못 받는' 복지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액생계비대출은 당장의 급전 해결을 돕는다면 취지도 있지만 궁극적 목적은 숨은 취약차주들을 집밖으로 이끌어내 제도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소액생계비대출 신청자의 상황에 따라 채무조정, 복지 및 취업 등 다양한 자활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한 종합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복지제도의 경우 11개 센터에서 지자체 복지공무원 등이 근무해 직접 '원스톱' 상담을 제공한다.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재기지원을 위해 차주상황을 고려한 긴급금융구조에도 나섰다. 청년층에만 적용되던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을 전연령의 취약차주로 대상을 넓혔다. 저신용, 실직, 장기입원, 재난피해 등으로 상환애로에 직면한 취약차주에게 연체 발생 전이라도 이자율을 30~50%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 등 객관적으로 상환여력이 크게 부족한 차주는 장기연체자에 준해서 연체 이자 전액과 원금을 최대 30%까지 감면해준다.
이밖에 서민금융상품인 근로자햇살론 대출한도를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증액한 조치를 올해에도 연장키로 했으며 성실상환 청년에게는 채무조정 중이라 하더라도 햇살론유스 지원 및 햇살론카드 보증한도를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증액했다. 취업과 자산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현 정부의 핵심 청년 정책금융인 '청년도약계좌'도 지난 15일 출시해 순항 중이다. 6월 접수를 마감한 지난 23일 기준으로 70만명을 돌파하며 금융당국 예상치(300만명)의 4분의 1 가량을 일주일 만에 채웠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2주 간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올해 3440억원의 예산을 반영했으며 이후 매년 7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활성화, 과다한 이자부담 제한 등을 담은 '개인채무자보호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사의 과도한 채권추심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연체가 발생할 경우 원리금 전부가 아닌 연체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연체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한계에 내몰리는 취약차주들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향후 지원을 더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고 경기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좋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어려운 가운데 취약계층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현 정부의 정책목표 중 하나는 연대이며 이는 어려운 이들을 놔두지 않고 같이 간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125조원 민생금융안정 대책에서 만기연장도 3년씩 해 주고 올 들어 최저신용자에 대한 특례보증 한도를 2배로 넓혔다"며 "최근에는 소액생계비대출을 통해 현 상황이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같이 간다'는 목적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