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준 "정석대로 걸어 대극장 첫 주연…꿈의 무대 섰죠"[문화人터뷰]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배우 이해준이 뮤지컬 '모차르트!'의 새 얼굴로 대극장 첫 주연을 꿰찼다. 2013년 '웨딩싱어' 앙상블로 시작해 뮤지컬 '알타보이즈',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등을 거쳐 지난해 '엘리자벳'의 '토드', '베토벤'의 '카스파'로 대극장 무대에 입성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꿈의 작품인 '모차르트!' 무대가 실현됐다. 아직도 꿈만 같다. 첫 공연이 끝난 후 무대인사에서 '꿈을 같이 이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부담감도 커요. 그래도 두려워하지 않고 연습한 걸 믿고 당당히 나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대극장 단독 첫 주연으로 전체를 바라보는 힘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지난 1년은 그에게도 변화가 큰 해였다. "'엘리자벳', '베토벤' 등 일련의 과정이 '모차르트!'를 하기 위한 단계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소극장은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하는 재미가 있는데, 그 과정을 거쳐 대극장에 서니까 자신감이 더 생겨요. 공연이 끝날 때쯤엔 이해준이 대극장에서 하는 작품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어요."
작품은 최고의 천재이지만 자유를 끊임없이 갈망하며 쓸쓸한 죽음에 이르는 모차르트의 삶의 여정을 그린다. 그는 "모차르트를 '자라지 않는 피터팬'으로 설정하고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모차르트는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이지만, 저희 작품은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에 집중해요. 특히 몸은 컸지만, 아이 같은 면모가 있죠. 저도 이 작품을 하는 동안은 아이처럼 살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주로 강렬한 캐릭터를 해오던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인상이 강해서 카리스마 있거나 누군가를 괴롭히는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다. 평소 장난기나 애교가 많다"고 웃었다.
극에 몰입할 때면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떠오른다. 극 중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깊은 부성애를 갖고 있지만, 엄격하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모차르트와 갈등을 빚는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아버지에게 끝까지 듣지 못했던 말도 있죠. 저를 투영해서 하다 보니 그 어떤 다른 노래보다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가사가 공감돼요. 공연할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나죠."
"유튜브 영상 등을 찾아봤어요. 선배들이 해왔던 걸 거스르기보다 장점을 배우며 저만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준수 형은 (데뷔작으로) 레전드 작품인데, 무대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남달라요. 은태 형도 너무 유명하고 워낙 노래를 잘해서 참고했죠. 또 동석이 형을 보면서 (저처럼) 키가 커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는 또다른 시작인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2019년 '쓰릴 미'를 꼽았다. "30대가 되면서 현실이 체감됐다. 배우를 하는 게 내 욕심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 작품을 통해 저를 처음 알아봐 준 분들이 많았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힘을 줬다. 제 배우 인생을 살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같은 작품에 한 번 이상 출연하지 않았던 그는 아직 만나야 할 작품이 많다고 했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단단하게 뿌리 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대에서 늘 중심을 잘 지키는 배우이자 사람 이해준이 되고 싶죠. 계속 도전하는 배우로 기억해 주세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