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CEO]삼성 경계현 사장의 SNS, "진정한 상호소통 하자"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나를 직함 대신 KH라고 불러달라. 리더들의 흔한 실수가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전달만 하고서 소통을 했다고 하는 것이다. 리더들이 임직원들과 진정한 상호 소통을 이어가길 바란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이 SNS를 통해 수평적 조직 문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이런 경 사장의 소통 리더십은 삼성전기 대표 시절부터 이어온 오랜 철학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가 된 후 매주 사내 소통 채널인 '위톡(WeTalk)'에서 직접 부서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그가 신설한 '위톡'에 일주일에 2번 정도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티톡'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 사장은 특히 소통 문화가 삼성전자 조직 전체로 퍼질 수 있게 누구보다 열심이다. 최근에는 사내 소통에서 더 범위를 넓혀 링크드인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개인 SNS를 통해 삼성의 거시적 사업 진행상황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들도 전하며 많은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경 사장의 SNS 소통 주제는 다양하다.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 다녀온 개인 소감을 올리기도 하고, 전시회에 다녀온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일본 소니 본사를 다녀온 사실을 언급하거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완공 계획을 공개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삼성전자 의지나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 확대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사업 전략도 밝힐 정도다. 최근 경 사장은 "리더는 경청할 때 강력한 팀을 만들고 팀 구성원 간의 협업, 이해 및 성장을 중시하는 회사 문화를 조성해 새로운 차원으로 영감을 준다"며 "모든 사람이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고 경청할 수 있는 '삼성 반도체'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리더의 덕목에 대한 개인 생각을 전하면서도 삼성 반도체가 추구하는 조직 문화에 대해 소신껏 소개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SNS 소비가 활발한 젊은 세대들에게 삼성전자의 유연한 조직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 사장의 SNS 소통 방식이 양방향 소통이 아닌 게시물 게재로 끝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업 경영진의 적극적인 SNS 활용은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기업 전체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끌고 가는 순기능이 있다"며 "단 유행하는 콘텐츠의 소비 시간이 점점 짧아질수록 자극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어 기획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콘텐츠 확산을 위해 경영진 개인과 기업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비판 대상이 될 수 있는 개인 정체성이 기업과 연결될 때는 기업 이미지가 왜곡되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