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찾는 전경련, 과거 악습은 어떻게 막나?[전경련이 바뀐다②]
전경련 윤리경영위원회 구성 등 혁신안 발표혁신안 관련 실효성에 대한 검증 및 확신 부족내부 인적 구성 등에 여전히 정치권 관련 깊어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해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꾼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이라는 옛 과오를 벗기 위해 혁신안을 발표하고, 경제계 자문 역할에 무게를 둔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변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적 요구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리경영위 신설…혁신안 실효성에 '의문' 전경련은 지난 5월 윤리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정체성을 바꾸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윤리경영위원회는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한다. 전경련 내부에서 진행하는 특정 사업이 회원사에 유·무형의 외압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 위원회가 적정성을 심의한다. 전경련은 혁신안에 따라 윤리헌장 제정과 윤리경영위원회 설치를 준비했지만 아직 완성안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전경련은 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거쳐 새 지도부가 꾸려져야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총회 이후 정식 조직이 출범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들어오면 윤리경영위원회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경련 안팎에서는 쇄신에 대한 진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검증과 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인적 구성 등 경영 관련 사안에도 여전히 정치권과 관계 깊은 전직 관료 등이 영입 물망에 올라 4대그룹이 전경련 탈퇴 당시 내세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새롭게 출범하는 한경협 고문으로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 직무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공석인 상근부회장에는 외교부 관료 출신인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물망에 오른 것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름만 바꾸면 쇄신?"…미래지향적 새로운 단체 돼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최근 전경련 복귀 임시회의에서 전경련의 혁신안에 대해 '단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은 "혁신안을 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현재의 혁신안은 단순한 선언 수준이고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 실천할 의지 여부는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 등에서는 '전경련이 쇄신에 대한 노력은 배제한 채 이름만 바꿔 재기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경련이 한경협으로 이름 바꾸는 게 혁신인가"라며 "여당 당대표를 맡았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전경련 대표를 맡은 것만큼 정경유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역시 전경련의 역할론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며 4대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움직임을 반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경련은 정경유착 비리가 터질 때마다 여러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며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해산해 새 시대에 걸맞는 미래지향적 단체로 재설립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도 전경련 임시총회 직후 전경련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규탄과 전경련 해체를 요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