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CEO] '종횡무진' LG 구광모, 존재감 드러낸다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이번 출장에서는 꼼꼼히 설명을 들은 뒤 질문도 많이 하셨습니다." 구광모 LG 회장과 함께 최근 미국과 캐나다 출장을 다녀온 LG 관계자는 구 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를 이렇게 전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주요 사업장을 찾을 때마다 수행원이 워낙 적고 옷차림도 털털한 편이어서 현장 직원들조차 방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그가 대내외 행보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국 보스톤과 캐나다 토론토는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바이오와 AI 분야를 다루는 핵심 거점이다. 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 바이오와 AI분야의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구 회장의 이 방문은 수년 간 이어온 미래 준비 행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사내게시판을 통해 간략한 취임사를 발표할 정도로 임직원에게 직접적인 경영 주문이 거의 없었던 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는 전에 없이 다양한 경영 목표를 전달했다. 구 회장은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들이 계열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빠르게 적용하며 경쟁력을 높여가자"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어 "AI 혁신도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 개선 차원을 넘어, 고객 관점에서 제공할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구 회장은 북미 출장에 이어 곧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방문에 맞춰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을 점검하고, 양국 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합작으로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총 11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 양산이 목표다. LG CNS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신수도 스마트시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향후 계획과 현지 상황이 구 회장의 중점 점검 대상이다. 구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장 경영에서도 이전과 달리 경영철학을 과감히 드러내며 대내외적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5년이 지난만큼 이제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확립하고 그룹 총수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해야 할 때라는 평가가 들린다. 특히 LG가(家)의 세 모녀와 상속재산반환청구 재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이전의 조용함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 전환과 함께 LG가의 상속 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구 회장의 탄탄한 리더십과 미래 사업을 주도하는 과감한 결단력을 대내외에 공식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