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대원들, 공격 대상 상세지도·전술문서 지녔다[이-팔 전쟁]
애당초 민간 거주지 노려 “협상용” 인질 확보 계획공개정보·해킹·직접 수집 정보 사용해 치밀하게 작성가자 장벽 감시탑 무인기관총 드론 폭격으로 무력화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한 하마스 전투원들이 공격 대상 마을과 군기지 상세 지도, 이스라엘 장갑차의 약점이 적힌 전술문서들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어로 쓴 이 문서들은 하마스가 공격한 현장과 사살된 하마스 전투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것이다. 이들 문서를 종합할 때 하마스가 처음부터 군사기지만 노린 것이 아니라 민간 거주지를 노렸으며 인질을 납치하려고 했음이 드러난다. 또 하마스가 공격을 위해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도 확인된다. ◆예전 하마스 공격에서 볼 수 없었던 치밀한 작전 계획 마이클 밀스테인 전 이스라엘군 정보 장교는 “그들은 자신들의 표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과거에 하마스 공격에서 볼 수 없었던 치밀한 작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15일에 아랍어로 작성된 것으로 표시된 14페이지짜리 “특급비밀” 문서에 가자 인근 소규모 집단 거주지 메팔심 키부츠에 침투하는 작전이 설명돼 있다. 5명의 전투원과 지휘관으로 구성된 팀 2개가 “모일 모시”에 작전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고 마을 지도와 공중촬영 사진이 첨부돼 있다. 또 키부츠에 1000명의 “민간인”이 있고 자위대원들이 경비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인근에 주둔한 이스라엘군이 “3-5분 안에” 출동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도 있다. 1개 공격팀이 안전 울타리에 구멍을 내고 다른 팀은 “포격”을 가하도록 임무가 구분돼 있다. 일단 침투한 뒤에는 “협상을 위한” 인질을 잡으라는 지시도 있다.
전 정보요원 에야 핀코는 멜파심 키부츠 공격 문서에 대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공개 정보와 해킹을 통해 취득한 정보 및 직접 수집한 정보들이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 인근 오파킴 마을에서 사살된 전투원들도 지도와 문서들을 지니고 있었다고 현지 주민이자 이스라엘 의원으로 전투에 가담했던 알목 코헨이 밝혔다. 전투원이 입은 조끼에서 찾은 지도에 공격 표적이 된 마을 지형지물이 표시돼 있다고 했다. 코헨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유대교 예배당, 유치원 등이 표시돼 있고 다른 상세한 내용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매우 치밀하게 준비했음이 드러난다”면서 지도를 이스라엘 국내 방첩기관 신베트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남부 다른 곳에서 발견된 지도에는 에인 하슐로샤 및 키수핌 등 하마스가 공격한 가자 인근 마을의 위치와 이름이 아랍어로 적혀 있고 “북부 소대 경로”라는 설명이 붙은 붉은 점선이 그려져 있다. ◆이스라엘 장갑차·전차 약점과 공격 방법 설명하는 내용도 하마스 군사 조직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가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 따르면 하마스는 2021년 이스라엘의 전술과 전략을 면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이번 공격 작전을 준비했다. 그는 작전이 “예상보다 더 큰 성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가 드론으로 이스라엘 감시탑과 원격 기관총에 수류탄을 투하한 점도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를 둘러싼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리차드 헤흐트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군이 하마스의 핵심 정예부대 누크바 대원이 소지한 자료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차·장갑차 약점과 공격 방법도 설명 또 희생자 구조를 지원하는 자원봉사조직 “남부 최초 대응팀”도 하마스 전투원 시신에서 찾은 지도와 이스라엘 군관련 정보 및 운전 경로와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하마스는 국경 주둔 이스라엘군의 강력한 저항을 예상했다. 자료 가운데 한 장은 이스라엘군이 보유한 8종의 장갑차 사진과 함께 어디를 공격하고 폭발물을 설치해야 쉽게 파괴할 수 있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 강력한 이스라엘군과 전투 경험이 적은 일부 전투원들에게 장갑차에 맞닥트렸을 때 사용할 무기와 전술에 대해 안내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전차의 “취약점 50m 거리에서 RPF-7 등 직격무기로” 공격해야 한다고 설명한 문서도 있다. 하마스 침투 초기 최소 1대 이상의 이스라엘 전차가 파괴됐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