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오세요"…특화점포로 안내하는 은행들[사라지는 ATM②]
고령층 고객 위한 영업점 늘려, 큰 글씨 ATM과 느린 말 상담도서울 일부지역에 혜택 집중, 전국적인 서비스 확대 과제로 남아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은행업계가 비대면 업무 확대로 영업점을 줄이는 대신 고령층의 불편을 고려한 특화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고령자 전용 점포와 큰 글씨가 나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느린 말 상담 등을 잇달아 선보이는 중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모바일 앱 이용보다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이 편한 고령층과 평일 업무 중간 은행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여섯시은행'(9To6 뱅크)을 전국 82곳에서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6곳 ▲경기·인천 22곳 ▲부산·울산·경남 7곳 ▲대구·경북 6곳 ▲충청 6곳 ▲광주·전라 5곳의 영업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여섯시은행은 기존 오후 4시까지였던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형태의 특화지점이다. 올해 시행 1주년을 맞아 이용 고객 대상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속 운영 필요성에 대해 이용 고객 97%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전체 이용 고객의 90% 이상이 '재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국민은행은 여섯시은행을 추가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뱅크는 강북삼성병원점, 부산상수도본부점, 부천홈플러스지점, 의정부홈플러스지점, 작전동홈플러스지점 등 5곳이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곳은 강남중앙지점우면동점이다. 이 같은 영업시간 특화점포는 국민은행 홈페이지 지점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중심 점포를 서울 신내동, 난곡, 신림동, 오류동, 하계동, 역촌동 등 6곳에서 운영 중이다.고객중심 점포는 고령층 고객 비중이 높은 곳을 선정해 내점 고객 업무처리와 편의 제공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영업점이다. 큰 글씨 ATM은 전국 모든 영업점에서 전환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광주지점에 시니어를 위한 컬쳐뱅크를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모바일 뱅킹 이용방법과 자산관리 등 금융교육을 진행한다. 독서와 음악 감상이 가능한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고령층 고객이 많은 영업점에서 느린 말 상담을 제공하고, 콜센터에는 시니어 전문 상담사를 배치했다. 큰 글씨 ATM은 전체 기기에서 활용 중이다. 자동화기기의 쉬운 화면도 추가 도입하고 있다. 지난 8월 총 61대 자동화기기에 시범 도입 중이다. 색상 대비를 활용해 시인성을 높이고, 4대 주요기능(입금, 출금, 이체, 통장정리) 중심으로 메뉴를 개편을 통한 편의성을 제고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고령층 고객을 위한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 돈암동, 영등포, 화곡동에서 운영 중이다.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은 안락한 대기 장소와 고령층 친화적인 ATM기를 배치했고,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업장 안에는 모임이나 금융교육 장소로 이용 가능한 사랑채를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노인 인구 밀집 지역인 역촌노인복지관에 행복배움터도 문을 열었다. 노년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정보기술(IT) 학습공간을 조성하고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 메인화면에서는 시니어 세대용 '이지타입'(Easy Type)을 선택할 수 있다. 이지타입은 개인의 금융 일정이 우선 표출되며, 간결한 화면 구성과 중요한 금융 일정 알림 기능을 제공해 모바일 뱅킹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 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메인화면에서 제공되는 금융 일정은 터치 한번으로 필요한 금융 업무로 바로 연결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어르신 전용전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전문상담사가 친근한 호칭과 쉬운 용어를 사용해 느린 말로 예금, 대출, 전자금융 등을 안내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용번호를 개설해 전화요금은 농협은행에서 수신자부담으로 납부한다. 말벗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농촌이나 홀로 거주하는 고령자에게 상담사가 주 1~2회 전화로 안부인사를 전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말벗이 돼주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우리사회 고령화 속도에 맞춰 특화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서울 일부지역에 집중된 혜택의 전국적인 확대는 향후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