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편안한 SUV' 토요타 하이랜더[시승기]
"정숙하면서도 효율적" 2.5L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토요타 미드 사이즈 SUV(국내 기준 준대형 SUV) 하이랜더를 3일간 타보니, 마치 오랜 기간 몰아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국내 준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만 한 견줄만한 덩치의 하이랜더는 밟는 대로 나갔고, 원할 때 정확하게 섰다. 잠시 정차했을 때는 동승자가 시동을 껐냐고 물어볼 만큼 정숙했다. 이런 편안함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토요타가 자랑하는 '2.5L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무게 2톤의 준대형 SUV, 연비는 13㎞/ℓ 하이랜더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엔진 개입을 최소화해 뛰어난 연비를 보인다. 차량 중량만 2톤(2085㎏)이 넘어가는 하이랜더를 타는 동안 어떤 도로에서도 연비는 13㎞/ℓ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토요타가 밝힌 복합 연비(13.8㎞/ℓ) 수준으로, 팰리세이드 3.8L 가솔린 모델 연비(약 9㎞/ℓ)보다 한결 뛰어난 것이다. 국내 SUV 중에선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4륜구동) 모델(공식 연비 13.8㎞/ℓ)이 하이랜더 효율에 견줄 수 있는 모델이다. 힘은 넘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다. 188마력을 내는 2.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134㎾로 출력이 강력해진 MG2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246마력을 발휘한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처럼 확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이 차가 겨냥하는 소비자가 아쉬움을 느끼진 않을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토요타가 자랑하는 사륜구동 'E-Four 시스템'은 전체적인 주행 성능과 효율, 승차 안정감을 더 높인다.
◆단조롭지만 실용적인 디자인 실내는 '토요타'스럽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실내 디자인의 화려함을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토요타의 실내 공간은 단조로우면서도 '실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하이랜더는 센터페시아 공조 버튼이 모두 물리 버튼 방식으로 돼 있고, 기어 변속도 최근 유행하는 컬럼식이나 다이얼식이 아닌 기존 '기어봉' 방식으로 돼 있다. 처음엔 시대에 너무 뒤처진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주행을 하다보면 토요타가 왜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지 금세 깨닫게 된다. 실제 자동차 업계에선 터치식보다 물리식 버튼이 운전자의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케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열과 3열 풀 폴딩이 가능하다는 것도 하이랜더 실내의 특징이다. 하이랜더는 전장(4965㎜)과 전폭(1930㎜)은 각각 5m와 2m 가까이 된다. 성인 2명이 차박에 나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차의 외관은 사실 매력으로 꼽기 어렵다. 전면부 블랙 그로시 메시 그릴엔 사다리꼴 형태 토요타 SUV 패밀리 룩이 적용돼, 누구나 이 차가 토요타 SUV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다만 특징은 분명하다. 최근 SUV들이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강인함을 드러내는 데 반해, 하이랜더는 풍부한 볼륨감을 바탕으로 크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토요타는 하이랜더의 외관을 '강렬하고 여유롭다'고 표현한다. 특히 후면은 볼륨이 강조된 리어 펜더를 통해 넓으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차급에서 극강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단조롭지만 실용적인 실내 디자인. 가족용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하이랜더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 모델 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 6660만원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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